미얀마 자원에 눈독…로힝야족 쫓겨난 지역서 대규모 개발계획 추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종청소' 비난이 거센데도 중국은 미얀마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 사업을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장기간의 군사독재를 이유로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지만,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를 지속해 왔다.
중국이 1988년부터 2014년까지 미얀마에 투자한 금액은 총 150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 대부분의 투자는 석유, 가스, 광물 등 이 나라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
중국이 미얀마 정부와 함께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현재 정부군에 의한 대대적인 탄압에 직면한 로힝야족이 거주하는 서부 라카인주(州)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포함됐다.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지난달 25일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습격했다.
미얀마군은 이 단체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로힝야족 5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1979년 출범 후 중국 정부의 투자창구 역할을 해온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는 라카인주 남부에 총 사업비가 90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심해 유전 및 경제무역지역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24억5천만 달러(약 2조8천억원)가 투자돼 라카인주에서 중국 윈난(雲南)성까지 연결한 송유관이 가동됐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자랑하는 라카인주는 미얀마의 주류를 이루는 불교도와 로힝야족 이슬람교도의 충돌 등으로 개발이 지연돼 주민의 78%가 빈곤층으로 분류될 정도로 가난한 지역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사스키아 사센 교수는 "로힝야족의 대규모 추방으로 텅 빈 지역은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미얀마 군부에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 지역은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그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정부는 유혈충돌 과정에서 불에 탄 로힝야족 마을과 토지를 수용해 재개발한다는 계획을 이번 주 제시했다.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 산 수 치 국가자문역은 최근 국정연설에서 정부는 평화와 안정, 법치를 복원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라카인주의 사회경제적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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