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립 예정이었으나 계획 변경…1공장 두배 큰 12만ℓ 규모
"첫 '신약' 독감치료제 후보물질 'CT-P27', 내년 임상 3상 진입"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셀트리온[068270]이 제3공장을 해외에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당초 제3공장을 국내에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전쟁 가능성 등 국내 정치이슈에 민감한 해외 파트너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장을 지을 구체적인 국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을 논의하는 임시 주주총회에 깜짝 등장해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의 방문은 예정되지 않은 일정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은 임시 주총 30여 분 전까지도 서 회장의 방문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었다.
서 회장은 "현재 1공장 증설 작업을 순조롭게 하는 중"이라고 운을 뗀 뒤 "3공장은 해외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어 송도 1공장 증설과 3공장의 신설을 결정한 바 있다.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생산과 기존 및 신규 글로벌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요청에 대응한 조치다. 투자 금액은 총 3천억원이다.
당시 기존 1공장(5만ℓ)을 5만ℓ 증설하고, 3공장을 최대 12만ℓ로 신설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었다.
서 회장은 "원래 제3공장은 국내에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한반도 정세 등 국내 정치이슈에 민감한 해외파트너들의 요청 등에 따라 해외에 짓고자 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나라에 지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해외 유통 파트너들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급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제3공장의 해외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 회장은 해외파트너와의 만남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실제로 발발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서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전쟁이 나지 않으리라고 믿지만 기업은 어떤 상황이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며 "약 공급이 중단되면 큰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장 증설과 신설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은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인 스위스의 론자(연 28만ℓ),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연 30만ℓ)에 맞먹는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밖에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첫 '신약'이 될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 후보물질 'CT-P27'이 내년께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현재 1회 주사량을 정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 3상에 들어설 것"이라며 "확실한 효능이 있는 제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CT-P27은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에 결합해 바이러스 유전체가 세포 내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식으로 독감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b상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이 내놓는 첫 항체 신약이 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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