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지가 "고향 후배들에게 감동받았다"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전교생이 추모 플래시몹을 벌인 충남 홍성여고에 과자 선물세트가 배달됐다.
29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홍성 선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독지가는 최근 홍성여고에 과자 선물세트 640개를 보내왔다.
독지가는 '자랑스러운 고향 후배분들께'라는 편지글에서 "몇 개월 전 전교생이 보여준 세월호 3주기 퍼포먼스 모습을 기사로 접하고 너무나 감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시간이 흐르며 고민하고 실수하고 도전하던 소중한 추억의 하나로 기억될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재미있고 당당하게 보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자 선물세트에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각종 과자 8가지가 들어있었다.
학교 측은 전교생에게 이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유병대 홍성여고 교장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추석 선물"이라며 "홍성여고 학생이라는 자부심이 더 충만해짐은 물론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혁신학교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홍성여고 학생 550여명은 지난 4월 10일 학교 운동장에서 노란 종이로 세월호 리본 형상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진행하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영상은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의 세월호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학생들이 따라 부르며 세월호 추모 준비물을 만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란색 도화지를 든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하고, 항공촬영 장비 드론이 100m 상공으로 날아가며 노란 도화지의 물결이 거대한 리본으로 변하는 모습을 비친다.
플래시몹에 참여한 학생들은 노래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렸고, 동영상 중간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그날의 참사를 잊지 말고 살아남은 사람의 아픔도 함께하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명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1만2천여 건에 달하고, 댓글이 100개 이상 달리는 등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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