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일본연구소 학술대회…"해외동포 중 가장 많은 공헌"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서울대일본연구소(소장 한영혜)가 29일 학술대회를 열어 재일동포 1세들의 모국공헌 사례를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1세들의 대한민국, 재일한인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조국'을 주제로 열린 이 학술대회에서는 한일 양국의 학자들이 모여 1960∼1070년대 재일동포의 삶과 모국 사랑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1960년대 재일한인 기업인 모국투자의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발표한 김백영 광운대 교수는 "1960년대 한국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한 구로·구미·마산 공단은 대부분 재일동포 기업가의 투자로 문을 열었다"며 "1966년 설립된 구로공단의 경우 21개 입주사 가운데 3분의 2인 14개 회사가 재일동포 기업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산 출신 재일동포 기업가인 이명조의 주도로 마산임해공단이 조성됐고, 구미공단은 곽태석(전자)·이원만(직물) 등 재일동포 기업의 투자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재일동포의 모국투자는 외국 자본과 기술 유입이 절실했던 당시 상황과 맞아떨어졌고 모국에 기여하려는 애국심의 발로라며 환영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반(半) 쪽발이'라거나 '일본계 자본'이라는 이유 등으로 배척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호석 세이가쿠인대 교수는 '모국공헌의 문화 정치'라는 주제발표에서 "재일동포는 1948년 런던올림픽 한국팀 후원에서부터 재일학도의용군의 6·25 참전, 각종 모국 재해 의연금, 88서울올림픽 성금, 고향 발전 기금 등 모국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며 "해외 동포 가운데 다양한 방면에서 모국 공헌활동을 가장 많이 한 것이 재일동포"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1970년 오사카만국박람회의 한국관은 재일민단이 조직한 후원회에서 모금해 지었고 '한국 행사' 등 이벤트와 행사 운영을 지원하고 홍보까지 도맡는 등 한국정부-민단-동포기업인 간 협력관계 구축의 모범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재일기업인의 공헌에 대해 생전 또는 사후에 훈장을 수여해 평가했고, 이는 모국 기여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정진성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1945년 출범한 오사카한국인상공회는 1953년에 오사카상은과 오사카흥은 등 신용조합을 설립해 동포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며 "1974년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를 설립해 모국으로의 기업 투자와 진출을 장려했고 이는 나중에 재일동포 자본이 중심이 된 신한은행 창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영혜 소장은 "재일동포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팽배한 일본에서 차별을 견뎌내며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았다. 모국 근대화에 기여해온 동포들의 발자취를 되살펴 그 의의를 규명하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재일동포의 모국공헌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신한은행 설립자인 재일동포 기업인 이희건 명예회장이 설립한 한일교류재단이 후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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