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구급출동 원인 1위는 '복통'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온 가족이 모여 명절음식을 먹다 보면 평소보다 과식하기 쉽다. 특히 연휴에는 손님맞이로 인해 소량의 음식을 자주 먹게 돼 본인의 음식 섭취량을 자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송편이나 식혜, 유과 등 칼로리가 높은 간식을 식사와 별개로 자주 집어먹는 것도 과식은 물론 위를 부담케 하는 원인이 된다.
의료계 및 소방당국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과식, 과음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지는 만큼 연휴 기간 각별히 주의할 것을 4일 당부했다.
실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3년간(2014~2016) 추석 연휴 구급출동 통계를 분석해보니 '복통'으로 인한 출동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재난본부는 모두 2만2천799건의 구급출동을 했으며, 이 중 복통 호소로 인한 출동이 2천285건(10%)으로 가장 많았다. 복통 환자는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34건으로 평소(115건)보다 19건 정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추석에는 전, 고기, 튀김과 같이 기름진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으면서도 오랫동안 앉아서 TV를 시청하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많아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대개 명절음식은 매끼 외식하는 것과 열량이 비슷하고 송편 5~6개는 밥 한 그릇인 300㎉ 정도에 달한다. 식사와 별개로 간식으로 먹는 약과와 유과는 각각 170㎉, 120㎉의 고열량 음식이다.
이처럼 섭취하는 음식 자체가 고열량인 데다 평소보다 섭취량도 급격히 늘어나므로 소화기 질환에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과음이 더해져 위의 내용물, 혹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술을 많이 마실 경우 소장과 대장이 음식을 내려보내는 '연동운동'이 방해를 받는다. 기름진 음식을 밤에 먹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 경우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식도염이나 속쓰림이 발생할 수 있다.
김병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다 보면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먹기 쉽다"며 "평소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본인에게 맞는 식사량과 음식을 먹도록 하고 가족들과 나들이 등으로 걷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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