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R 4홀 남기고 버디 3개…1타차로 컷 통과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다승,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달리는 이정은(21)이 '극장샷'을 펼친 끝에 시즌 첫 컷 탈락 위기를 넘겼다.
이정은은 30일 경기도 용인 88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팬텀 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이정은은 2라운드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컷 기준 타수(146타)를 1타 넘겨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이정은은 이로써 올해 출전한 23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작년 10월1일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컷 탈락 이후 28개 대회 연속 컷 통과다.
이정은은 컷 탈락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인이던 작년에도 28개 대회에서 컷 탈락은 두 번 뿐이었다. 올해 컷 탈락이 없는 선수는 이정은과 고진영(22) 둘뿐이다.
이날 이정은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5번홀(파4)에서 악몽이 시작됐다.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놓고 4퍼트를 한 바람에 2타를 잃었다. 1m 보기 퍼트가 홀을 맞고 돌아 나왔다.
이어진 6번홀(파4)에서도 1m 남짓한 파퍼트가 홀을 튕겨 나왔다. 이정은은 기가 막힌다는 듯 하늘을 쳐다봤다.
10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았지만 13번홀(파3) 보기에 이어 14번홀(파4)에서 또 한 번 더블보기가 나왔다.
중간합계 4오버파로 컷 통과가 거의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4관왕을 노리는 이정은의 저력과 근성은 남달랐다.
15번홀부터 17번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단숨에 컷 기준 타수 이내에 진입했다.
15번홀(파4)에서는 7m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궈 버디를 뽑아냈다.
17번홀(파4)에서는 3m 오르막 훅 라인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18번홀(파5)에서 5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이정은은 박수갈채와 함께 "수고했다"는 격려 함성 속에 그제야 굳었던 얼굴을 폈다.
이정은은 "14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컷 탈락하겠구나 생각했는데 15번홀에서 운 좋게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하늘이 도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컷은 간신히 통과했지만 끝까지 포기 않고 최선을 다해 톱10에 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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