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례 선발 등판해 QS 13번, QS+ 10번…76일 부상 공백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데이비드 허프(33·LG 트윈스)는 마지막까지 역투했다.
허프는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막았다.
각 구단에서 "한 경기를 가장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에이스 투수"란 평가에 어울리는 호투였다.
LG는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해 5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허프로서는 의욕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허프는 1회와 2회를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힘을 냈다.
0-0으로 맞선 3회 초 선두타자 강한울이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하고, 김상수가 빗맞은 내야 안타를 치며 첫 위기가 왔다.
허프는 권정웅의 번트 타구를 잡고 무리하게 3루에 송구하다 무사 만루에 몰렸다.
박해민의 유격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내준 허프는 김헌곤과 구자욱을 범타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 1사 후에는 이원석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고, 조동찬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 3루에 처한 뒤 강한울의 2루 땅볼로 2점째를 내줬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상황이 겹쳤지만, 허프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속 140㎞대 중반을 유지하는 묵직한 직구와 주 무기 체인지업으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3-2로 앞선 8회 초 1사 2루에서 구자욱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해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107구를 던지는 역투로 LG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허프는 올해 17차례 선발 등판(구원 등판 2차례)해 13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고, 10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올렸다.
LG가 하락세를 탄 9월에도 6차례 선발 등판해 5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허프는 시범경기 때 무릎을 다쳐 5월 12일에야 시즌 첫 등판을 치렀고, 전반기 마지막 등판(7월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허벅지 부상을 당해 8월 16일에 후반기 처음으로 마운드에 섰다.
LG로서는 '확실한 1선발' 허프가 자리를 비운 76일이 너무나 아쉬웠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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