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순이익 크게 줄 듯…"내년까지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노력으로 올 3분기 일제히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감 공백이 심화하고 이에 따른 유휴인력이 발생하면서 매출과 순이익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조선 3사는 올해 7∼9월에 수백억∼수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3분기 현대중공업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4조347억 원, 영업이익 945억 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1분기에 10분기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1조8천139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을 기록해 5분기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흑자 달성이 예상되는 것은 임금 반납,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수익성을 개선한 영향이 크다.
주권매매가 정지된 대우조선의 경우 업계에서는 1분기와 유사하거나 조금 많은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손실을 모두 반영한 데다 고부가가치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인도가 하반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선 3사 모두 3분기 실적은 선방하겠지만, 매출 감소로 인한 외형 축소가 이어지고 순이익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은 매출액이 54.4%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70.6%, 78.0%씩 감소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매출액은 34.7%, 영업이익은 62.2%, 순이익은 76.8% 각각 줄어든다. 대우조선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들 3사는 지난해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공백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대규모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나 조선업 특성상 이는 1∼2년 뒤에야 손익에 반영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이 늘고 신조선가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탓에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잔고 부족이 심화하자 조선사업 부문 인력 600여 명을 대상으로 5주간의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도크 11개 중 3개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올 하반기 유휴인력이 5천여 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다.
올해 들어 2개 도크 가동을 멈춘 삼성중공업도 순환 휴직 시행을 놓고 노사가 협의 중이며, 대우조선해양은 올 초부터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새로 만드는 선박의 가격을 의미하는 신조선가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는 8월 현재 124포인트로, 작년 5월부터 16개월째 120포인트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조선가 지수는 1988년 1월 선박의 건조 비용을 100으로 놓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긴다.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선가가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를 놀리기보다는 고정비라도 뽑아내는 게 낫다는 판단에 신조선가가 바닥이어도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매출이 줄고 구조조정 강도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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