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투표에 초조한 유럽…분리독립 기류 도화선될까

입력 2017-10-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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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투표에 초조한 유럽…분리독립 기류 도화선될까

유럽 지도자 대부분, 주민투표에 어정쩡한 태도 유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일 실시되는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유럽 전역은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탈루냐 주민투표에서 분리 독립을 찬성하는 쪽이 크게 우세할 경우 이는 분리 독립을 꿈꾸는 유럽 내 다른 지역을 부추기는 계기가 됨으로써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AP통신은 30일 전망했다.


유럽 지도자 대부분이 공식적으로는 카탈루냐 주민투표에 대해 직접적인 견해 표명은 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투표 결과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상당수 주민들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희망하는 스코틀랜드처럼 카탈루냐에 명시적인 동조 의사를 표명하는 유럽 내 지도자들도 존재한다.

영국 제2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이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적법하다"고 말하면서도 "민족 자결권 역시 중요한 국제 기준이며, 이런 점이 카탈루냐와 다른 모든 곳에서 존중되길 희망한다"고 밝혀, 카탈루냐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았다.


벨기에에서 분리독립을 원하는 플랑드르 지역 의회의 얀 푀만스 대변인은 "유럽 각지에 독립을 향한 동력이 이미 존재한다"며 "스코틀랜드를 보라. 이는 유럽의 어떤 정부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2일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등 북부 2개 주에서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인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 정당 북부동맹(NL) 역시 최근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관리들에 대해 체포 명령을 내린 것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카탈루냐측에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지도자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카탈루냐 주민투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해왔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들 대다수는 스페인 국내법을 어긴 채 투표를 강행하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론자들을 지지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주민투표 저지를 위해 자치정부 압수수색과 지방 관리 체포 등의 압박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드러내놓고 옹호하지도 않고 있다.

EU의 행정 조직인 EU 집행위원회조차 카탈루냐 주정부 관리들이 스페인 정부와의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거듭해 요청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는 스페인 내정과 관련된 일로, EU는 스페인의 헌법적 실서를 존중한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유럽 내에서 라호이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 역시 라호이 총리를 명시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채 그에게 카탈루냐 주정부와의 대화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형국이다.

타이아니 의장은 "주민투표 이후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대화와 카탈루냐 법과 스페인 법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라호이 총리가 카탈루냐와의 갈등 해소를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2008년 자국에서 분리독립한 코소보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세르비아도 스페인 정부를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그나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정도만이 카탈루냐의 주민투표에 강경 대응하고 있는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대놓고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역시 비록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코르시카 섬 등으로부터 분리독립 요구를 받고 있다.

한편, 유럽의 최강대국인 독일은 이번 카탈루냐 주민투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스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주민투표를 앞두고 베를린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우리는 스페인의 안정이 유지되는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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