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가 1일(현지시간)부터 일부 품목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UAE가 소비자에게 세금을 물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3년 넘게 지속한 저유가로 재정난이 우려되자 UAE 경제 정책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무세금을 결국 포기한 셈이다.
부가세가 처음 붙은 품목은 담배, 설탕이 든 탄산음료, 카페인이 포함된 에너지음료로 이른바 '죄악세' 부과 대상이다.
담배와 에너지음료엔 100%, 탄산음료엔 50%의 부가세가 이날부터 부과됐다.
현지에서 담배 한 갑은 평균 22디르함(약 6천900원), 에너지음료 레드불 1캔은 12디르함(약 3천750원)으로 값이 배가 뛰었다.
탄산음료 코카콜라 1캔은 2디르함(약 625원)이 됐다.
걸프 지역 6개국 모임인 걸프협력기구(GCC)는 2015년 부가세 도입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먼저 내년 1월부터 일제히 5% 정도의 부가세를 다른 제품과 용역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 사우디가 6월 처음으로 담배, 탄산음료, 에너지음료에 세금을 부과했고 UAE가 두 번째다. 다른 걸프 국가도 내년 안으로 부가세를 신설할 예정이다.
UAE의 부가세 도입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연간 120억 디르함(약 4조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UAE의 지난해 연방 예산의 24% 정도다.
정부 세수는 늘릴 수 있지만 무세금 정책으로 외국의 투자와 인력을 끌어모았던 UAE의 경제 구조에 타격이 되리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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