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추석 연휴 사흘째인 2일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서 귀성길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연휴 기간이 열흘이나 돼 예년보다 귀성길 정체는 완화됐지만,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 운행 등 '얌체운전'을 하다 적발된 운전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어김없이 눈에 띄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 교통 당국은 이번 연휴 기간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무인기) 10대를 투입해 각종 얌체운전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교통 당국은 지난 1월 말 설 연휴 때에도 드론 4대를 투입해 법규 위반 차량 130여 대를 적발한 바 있다. 얌체운전은 자신만 먼저 가려고 정해진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후진적인 질서의식의 전형적인 행태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7 서울세계불꽃축제'도 질서의식과 안전의식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행사 당일 밤 여의도 인근 올림픽대로와 한강대교, 동작대교 등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뒤엉켜 2시간 넘게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하늘에서 불꽃이 터지자 달리던 차를 멈추고 밖으로 나와 도로 위에서 불꽃놀이를 지켜보는 운전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도로를 달리려는 차량과 세워둔 차량이 뒤엉키고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을 피하려는 차량의 운전자들이 울려대는 경적 소리가 불꽃 터지는 소리와 뒤섞이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경찰관 1천여 명이 여의도 일대에 배치됐지만 100만 명 가까이 몰린 불꽃축제의 질서와 안전 유지에는 역부족이었다. 여의도 건너편 노량진 수산시장 옥상에서는 11세와 7세 여자 어린이가 10m 아래 환풍구 바닥으로 추락해 팔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 아이들은 불꽃을 더 잘 보기 위해 옥상에 있던 환풍구 덮개에 올라섰는데 플라스틱 덮개가 아이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꺼졌다고 한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여의도 공원 곳곳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가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네티즌은 SNS에 올린 글에서, 쓰레기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일본 오카야마 불꽃축제 참가 경험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의 질서의식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해마다 질서의식과 안전의식 문제를 드러냈다. 작년 10월까지 열두 차례 열린 부산불꽃축제도 마찬가지다. 행사장인 광안리해수욕장은 물론 해운대와 금련산 부근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극심한 교통혼잡과 무질서가 되풀이되고 있다.
질서와 안전은 한 나라 국민의 공공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질서를 지키고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이 당장은 번거롭게 보이지만 결국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안전과 안녕을 가져온다. 반대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고 이득을 얻을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규범이 무너지고 개인도 손해를 본다. 안전의식도 마찬가지다. 만의 하나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안전 규칙을 철저히 따르는 것이 개인과 공동체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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