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경찰·상담사·위안부피해 할머니·다둥이아빠·당직기사 등 12명에 전화
"안보위기 속 근무 감사"…명절 갈등상담 많다 하자 "남녀 함께 만드는 문화"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연휴 사흘째인 2일 청와대에서 군인과 경찰, 소방관, 상담원 등 휴일에도 못 쉬는 격무자와 위안부 할머니 등 12명에게 '깜짝 전화'를 해 위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 15분까지 이들 12명과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여성긴급전화 1336 최은미 상담사와의 통화에서 '명절이 다가오면 가족 간 갈등 상담 문의가 많다'는 말에 "여전히 명절음식 장만은 여성 몫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녀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시 다산콜센터 이하나 상담원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감정노동의 애로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상담원이 3자녀를 두고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정부가 보육 부담을 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극 과학기지의 유일한 여성대원인 이재일 선임연구원과 통화를 하고 추석 명절임에도 가족과 멀리 떨어져 극한의 환경에서 월동 연구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점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김복동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어 건강을 염려했다.
김 할머니가 화해치유재단에 대한 의견을 묻자 문 대통령은 "현재 정부에서 재단 활동 전반을 살펴보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13공수여단 장윤성 대위와의 통화에서는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근무가 더욱 어려울 텐데 대통령으로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장 대위는 "대통령도 근무하셔서 아시겠지만, 체력적으로 힘이 들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평화통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용석 육군 훈련병의 부모님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아들을 군에 보내고 처음 맞는 명절에 위로를 전하며 무사 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서해5도 특별경비단 김운민 순경, 치안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홍익지구대 주연화 경사, 지난달 27일 전남 완도 탱크로리 폭발사고 때 소방대원 등 40여 명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던 해남소방서 고금 119안전센터 김평종 센터장에게는 임무와 더불어 본인의 안전을 잘 지켜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또 독도경비대장인 엄상두 경감에게 전화해 노고를 위로하면서 "독도 접안시설에 가까워지면 대원들이 거수경례로 맞아주는데 이에 국민이 무척 뭉클해 한다"며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모든 대원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내년 2월 여섯째 출산을 앞둔 그룹 V.O.S 멤버인 박지헌씨에게도 전화를 해 육아에 어려움이 없는지 물으면서 "현재의 행복한 모습 그 자체가 사회적 인식 변화에 큰 역할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연휴에도 24시간 맞교대 근무 중인 70세의 이강률 선유고등학교 당직 기사에게도 전화를 걸어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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