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내게 전부였다…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훈련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평소 같았다.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3일 오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도착했다. 이날 이승엽은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치른다. 그가 선수로 뛰는 마지막 날이다.
삼성 홈구장 도로명 주소는 '대구 수성구 야구전설로 1번지'다. 이승엽을 떠올리며 만든 주소다.
자신의 숨결이 담긴 그곳으로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 이승엽은 후배들과 웃으며 경기를 준비했다.
오후 1시께 타격 훈련을 시작했고, 수비 훈련도 마쳤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이승엽에게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고 통보했다. 올해 첫 3번타자 출전이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 전성기 시절 가장 익숙한 자리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도록 배려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승엽도 '마지막 경기', '은퇴'라는 단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경기 시작(오후 5시) 1시간 40분 전인 오후 3시 20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 감정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내게 야구는 정말 전부였다. 야구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은퇴를 앞둔 심경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와 일본에서 총 23년을 뛰며 정말 많은 것을 보여줬다.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최선을 다하는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어제까지만 해도 은퇴 경기에서 안타, 홈런을 치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지금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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