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마음가짐에 이상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표팀의 고참으로서 말보다 경기장에서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2017년은 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에게 고난의 시절이다.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가 개막 이후 7경기가 치러졌지만, 이청용에게는 정규리그 2경기(선발 1경기·교체출전 1경기) 출전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첫 선발로 나섰던 지난달 10일 번리와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프리미어리그 100경기 출전을 달성했지만 전반 3분 만에 백패스 실수로 치명적인 실점을 내주면서 팀의 0-1 패배에 빌미를 제공했다. 공교롭게도 번리전 패배 이후 크리스털 팰리스의 프랑크 더 부르 감독은 경질됐다.
소속팀뿐만 아니라 축구 대표팀에서도 이청용의 입지는 더욱 줄었다. 이청용은 지난 6월 7일 이라크와 평가전에 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6월 13일 치러진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2-3 패)에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이청용은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에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 때문에 러시아(7일)·모로코(10일)와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에 소집된 이청용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대표팀에 뽑힌 23명의 선수 가운데 이청용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골키퍼 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과 미드필더 황일수(30·옌볜) 둘밖에 없다.
소속팀에서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하고,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유럽 원정에 나선 이청용은 어느 때보다 의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이청용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표팀 숙소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저에게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다면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경기에 못 나가다 보니 최근 치러진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소집되지 못했다"라며 "그래도 몸 상태나 마음가짐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에 월드컵이 열리는 곳에 와서 경기하게 돼 뜻깊다"라며 "월드컵 준비에서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이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득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청용은 대표팀의 고참으로서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이청용은 "원래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어떤 말보다 경기장에서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고참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수라면 훈련을 열심히 하고 몸 관리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라며 "대표팀에 대한 비판의 의견이 많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 치러왔던 만큼 앞으로도 잘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이 치른 지난 두 경기는 부담이 컸다"며 "이제 이번 경기부터는 신태용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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