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타계 직전까지 태권도 걱정…"대회 잘 치러달라"

입력 2017-10-04 18:47  

김운용, 타계 직전까지 태권도 걱정…"대회 잘 치러달라"

3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향년 86세

문재인 대통령 화환 보내…이낙연 총리 직접 방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빈소가 마련된 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추석 당일이라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신 생전 정계와 체육계에 굵은 발자국을 두루 남겼던 고인을 기리는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건희 삼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의 화환이 조문객을 맞이했다.

고인과 각별한 사이였던 이 총리는 3일 늦은 밤 빈소를 직접 방문했고, 4일에는 나경원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이 다녀갔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역시 이날 오후 다녀갔으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5일 빈소를 찾는다.

3일 타계한 고인은 86세의 고령에도 최근까지 체육계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지난달 27일에는 진천선수촌 개촌식을 찾아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자리에 함께했지만, 이 행사가 고인의 마지막 공식 석상이 됐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한국 체육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마지막 당부는 '김운용컵 태권도대회를 잘 치러달라'였다.

고인은 지난해 한국 스포츠 발전과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를 세웠다.

고인을 20년 넘게 수행한 서현석 김운용스포츠위원회 사무국장은 "총재(김운용 전 부위원장)님을 1일 호텔에 모셔드렸는데, 2일 '병원에 가야겠다'며 갑자기 연락이 왔다. 병원 가는 길에 '힘든 거 알고 있는데, 대회 잘 치러야 한다. 조금만 더 힘내 달라'고 당부하셨다. 그리고는 3일 새벽 주무시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총력을 기울여 이달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릴 김운용컵 국제오픈태권도대회를 준비해왔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주도한 고인은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에 큰 애착을 보였지만, 개최를 직접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김 전 부위원장의 장례는 태권도장(葬)으로 엄수된다. 발인은 9일 오전 7시이며, 영결식은 9일 오전 8시 30분 국기원에서 열린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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