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틸러슨, 불화설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살얼음판' 전망

입력 2017-10-05 03:33  

트럼프-틸러슨, 불화설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살얼음판' 전망

CNN "트럼프는 틸러슨이 자신을 '멍청이'로 부른 것 알아"

틸러슨 "대통령 외교는 전통 틀 깨는것" 對北강경책에 무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최근 대북 노선을 놓고 공개적 엇박자를 연출하며 불화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서로에 대한 신뢰를 공개 표명했다.

"지난 7월 틸러슨 장관이 사퇴 직전까지 갔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로 부르기도 했다"는 이날 NBC방송의 보도가 나오면서 파문이 커지자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이다.

틸러슨 장관의 사임설이 무성한 상황까지 갔던 이들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당장 최대 안보리스크로 떠오른 북핵 위기 사태를 둘러싼 불안감이 증폭돼왔지만 이날 서로가 신뢰를 확인하면서 당장은 봉합되는 양상이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1일 북한과의 2∼3개 대화채널 가동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꼬마 리틀맨(김정은)과의 협상 노력은 시간 낭비"라고 '공개 면박'을 주면서 재연됐다.

지난 6월 중동 10개국과 카타르의 단교,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및 샬러츠빌 유혈 사태 대응 등을 놓고 이미 균열이 적잖이 노출된 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 보였다.

일각에선 이른바 '굿 캅(좋은 경찰)-배드 캅(좋은 경찰)' 역할분담론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대통령이 장관의 외교정책 발언을 작심하고 뒤집은 것은 '불신임'에 버금가는 경고장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면서 틸러스 장관이 중도하차할 것이라는 사임 임박설이 급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터져 나온 이날 NBC 보도가 불화설에 기름을 끼얹는 듯했으나, 양측은 서로 박자를 맞추듯 앞다퉈 '불끄기'를 시도했다.

틸러스 장관의 긴급 성명 발표 소식이 전해질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해당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직격했고, 틸러슨 장관은 직접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에 대한 나의 헌신은 여전히 강하다. 전혀 사퇴를 고려한 적 없다"고 불화설 및 사임설을 일축했다.

두 사람이 사태 진화에 나서면서 이제 시선은 북핵 위기 사태에 대한 미 정부의 대처에 모이고 있다.

일단 틸러슨이 "대통령의 외교정책 목표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생각해온 틀을 깨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섬에 따라 틸러스 장관의 '대북 대화론'보다는 군사옵션까지 열어두고 제재·압박을 강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노선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망이 나온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 아니다", "적절한 때가 올 때까지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기조에 부합해 대화하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기조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자격으로 방미 중인 여야 의원들도 3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3개의 대북 대화 채널이 있지만 6차 핵실험 이후 중단된 것 같다"며 "당장 미국이 대화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두 사람이 화해는 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있어 불안한 '살얼음판 동거'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틸러스 장관이 긴장 속에서 남기로 했다"고 보도했고, NBC와 CNN,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틸러스 장관이 사태 무마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똑똑하다'(smart)는 표현을 써가며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지만, '멍청이'라는 표현을 직접 부인하지 않았다며 '미봉의 수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NBC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틸러슨 장관이 지난 여름 국방부 회의에서 자신을 '멍청이'라고 모욕적으로 부른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언급에 대해 틸러슨 장관과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가까스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균열이 다시금 표면화된다면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및 방중을 앞두고 대북 정책의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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