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경찰관 절벽 추락, 홀로 살던 30대 추석날 아파트서 투신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둥근 보름달만큼이나 풍성한 한가위였지만 모두가 즐겁지는 않았다.
25인승 관광버스가 돌덩이를 피하려다 도로 옆으로 굴러떨어져 19명이 다치는가 하면 실종자를 수색하던 경찰관이 절벽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는 등 전국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추석 당일에는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던 3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 "돌덩이 피하려다"…제주서 버스관광객 '날벼락'
5일 오전 9시 37분께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평화로에서 25인승 관광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관광버스에 타고 있던 20명 중 운전사 강모(71)씨를 제외한 김모(60·경기도 안산)씨 등 19명이 경상을 입고 제주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씨 등은 안산에서 제주로 관광 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사고 직후 버스에서 스스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치지 않은 운전사 강씨는 "도로 위에 돌덩이가 있어 이를 피하려고 핸들을 틀면서 도로 가장자리 연석과 충돌한 후 버스가 넘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께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에서 공항 방향 24.2㎞ 지점에서 승용차와 화물차 등 나란히 달리던 차량 4대가 잇따라 부딪혀 7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SUV 승용차가 앞서 달리던 2.5t 화물차를 들이받으면서 비롯됐다.
뒤따라 오던 승합차와 다른 SUV 승용차가 화물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잇따라 추돌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지나던 택시 1대는 차량 파편을 밟고 타이어가 파손됐다.
경찰은 운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수색경찰관 절벽 추락…추석날 30대 아파트 투신
5일 오전 5시 40분께 제주 동부경찰서 소속 추자파출소장인 박모(52) 경감이 실종자 수색작업 중 하추자도에 있는 돈대산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 크게 다쳤다.
다발성 골절상을 입은 박 경감은 오전 7시께 제주경찰청 항공대 헬기에 의해 제주 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박 경감은 전날 오후 4시 30분께 처가를 방문했다가 연락이 끊긴 실종자 A(56)씨를 찾기 위해 하추자도 돈대산을 둘러보다 사고를 당했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 20분께 청주시 청원구 한 아파트 입구에서 B(34·여)씨가 숨진 채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 아파트 15층 복도에는 휴대폰과 신발 등 B씨의 소지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혼한 뒤 이 아파트 인근에서 무직으로 홀로 어렵게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술이 원수"…음주로 멍든 명절
추석 당일인 지난 4일 오후 9시 12분께 세종시 전의면 한 농장 인근 농로에서 최모(57)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도로 옆 15m 아래로 추락하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모(40)씨가 숨지고, 최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측정 결과 최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1%를 넘는 만취 상태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새벽 2시 32분 대전 유성구 봉명동 한 도로에서 강모(53)씨가 몰던 승용차와 김모(27)씨의 승용차가 충돌, 강씨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불법 유턴을 하던 강씨의 차량이 반대 차선에서 오던 김씨의 승용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25%로 만취 상태였다.
5일 오전 울산에선 만취한 20대 남성이 방어진 수협 인근 해상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는 바람에 해양경찰 관계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같은 날 오전 2시 30분께 청주에선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가 술에 취한 상태로 3㎞가량을 운전했다가 승객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적발되는 웃지 못하는 일도 일어났다.
당시 이 택시기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64%였다.
(박주영 신민재 김용태 고성식 김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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