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칼럼니스트 방북기…"곳곳 미사일 선전물…긴장감 팽배"

입력 2017-10-06 03:52  

NYT칼럼니스트 방북기…"곳곳 미사일 선전물…긴장감 팽배"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과거 방북 때보다 더 많은 통제와 현저한 긴장감을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의 '말폭탄' 싸움으로 북미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5일(현지시간) 닷새간의 평양 방문기를 실었다.

크리스토프는 이날 '인사이드 노스코리아, 전쟁의 북소리를 느끼며'(Inside North Korea, and Feeling the Drums of War)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평양의 생생한 모습을 전했다.

크리스토프는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설명하지 않았으나 다른 NYT 소속 저널리스트 3명과 함께 낡은 러시아 항공편으로 방북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의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이들 언론인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을 활용해 특별 여행을 허가했다.

지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크리스토프에게 북한은 대미 적대감으로 가득 찼다.

미국과의 핵전쟁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고취하고 있었고 고급중학교(고교) 학생들이 군복을 입고 반미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거리에는 북한 미사일이 미국 수도를 타격하고 미국 성조기를 찢는 포스터나 간판이 즐비했고, 유치원 놀이터에서부터 돌고래 쇼까지 곳곳에서 북한 미사일 조형물이나 선전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 같은 대미 적대감은 전쟁 시 "미국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는 평양 주민의 언급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경고했던 '완전 파괴'를 되뇐 것이다.

북한 관리들은 "누군가가 당신들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듣게 될 것이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신변 위해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는 숙소를 평양 시내가 아닌 평양 외곽의 고방산 초대소로 정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발언 이후에 북한의 강경파들이 더 힘을 얻은 것으로 보였다면서 군부 인사들이 북한 외교관들에 대해 미국과 한패인 겁쟁이라고 조롱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일행은 군부 인사들과의 인터뷰는 물론,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에 대한 면회 요청도 거절당했다.

외무성 관리로 전해진 조강일은 "이라크와 리비아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교훈은 확실하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미국과 대화할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는 "북한이 단순히 스릴(thrill)을 위해 미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충동적 기질과 과신 등으로 위험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평양을 떠나면서 이라크전 발발 직전인 2002년 이라크를 떠나면서 느낀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전쟁은 예방할 수 있지만 예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거친 언사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북미 간의 무조건적인 대화 및 미 고위 관리의 방북, 북한에 대한 외부정보 유입 노력 및 대북 사이버전 강화 등을 주문했다.

비핵화의 중간단계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대북 제재 완화와 한미 군사훈련 축소 등을 맞교환하는 '동결 대 동결'도 주장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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