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중국 일대일로에 '포섭?'…실무그룹 구성 논의

입력 2017-10-06 12:47  

호주도 중국 일대일로에 '포섭?'…실무그룹 구성 논의

중국 공들이기에 변화 감지…안보전문가·재계는 이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편입되기를 거부해온 호주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6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주재 호주대사관 측과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측이 일대일로 구상에 호주가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일대일로 구상과 호주의 '북부 호주 인프라 기금'(NAIF)을 연계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호주 정부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사실상 거부해왔다.

반면 호주의 이웃 뉴질랜드는 지난 3월 서방권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에 관한 협력 협의서에 서명하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호주 외교부는 중국 정부의 성명과 관련, 실무그룹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와 (호주) 외교부 관리들은 지난달 28일 만나 기업들과의 정보교환에 중심적 역할을 할 실무그룹 설치 등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에 호주 북부지역을 포함하며 호주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맬컴 턴불 호주 총리를 만났을 때 중국이 NAIF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지난 2월 왕이(王毅) 외교부장에 이어 3월에는 리커창(李克强)이 중국 현직 총리로는 10년 만에 호주를 찾기도 했다.

호주 안보전문가들과 재계 인사 사이에서는 중국의 NAIF 참여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안보전문가들은 일대일로 구상이 미국에 맞선 세력 규합용으로 보고 경계하지만, 재계에서는 향후 경제적 수혜를 거론하며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주 국립대의 전략 및 방위 전문가인 에이미 킹 박사는 "논의가 됐다는 것은 호주 정부가 일대일로 구상에 살짝 발을 담근 것으로 풀이된다"며 호주 정부 내에는 더욱 중국 중심으로 가는 세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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