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이란 겨냥했나, CNN "잠재적 전쟁을 리얼리티쇼처럼 다룬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와 회동에서 한 "폭풍 전의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와 북한·이란 문제를 논의한 뒤 단체 사진촬영에 응하면서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는가"라고 먼저 묻고 나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폭풍'의 의미에 대해 기자들이 "이란? IS(이슬람국가)? 어떤 폭풍인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답변을 피한 채 회의 참석자들을 가리키며 "이 방에 세계 최고의 군인들이 있다"라고만 했다.
또 기자들이 '폭풍'의 의미를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언'은 북한을 겨냥해 "독재정권이 우리나라와 동맹국에 상상할 수 없는 인명손실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할 것이다. 여러분이 내게 폭넓은 군사옵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군 수뇌부 회의 직후 나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 이란핵협정 '불인증'을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한 직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나 이란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가 잠재적 전쟁을 리얼리티쇼의 클리프행어(cliffhanger·매회 아슬아슬한 장면에서 끝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속 드라마나 쇼)처럼 다룬다'는 기사를 실어 배경을 분석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도자들에 둘러싸여서 '폭풍 전의 고요'를 말한 만큼 모종의 군사작전이 임박했다고 결론 내리는데 많은 논리적 비약이 필요하지 않다"며 "지금은 중대 국면을 맞은 북한과 이란이라는 2개의 상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경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최근 대북 대화채널 가동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으며, 이란에 대해서는 내주 핵협정 불인증 선언을 할 것으로 WP가 보도한 사실을 이 방송은 상기시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을 모두 겨냥한 것인지, 둘 다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그의 발언이 의도적이라고 이 방송은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쇼 스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쇼의 목표는 항상 드라마를 만들어 사람들이 계속 시청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클리프행어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자 중대한 외교·안보 현안을 마치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듯 취급한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발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열린 군 수뇌부와의 만남에서 불길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고, WP는 발언의 특별한 배경 분석 없이 기자들이 "이란? IS? 어떤 폭풍인가"를 거듭 물었다고 전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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