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못받은 것 실망안해"…러 상원 인사 "시리아 對테러전 러 공군이 받았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크렘린궁은 6일(현지시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비정부기구(NGO) 연합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적극적 논평을 자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노벨위원회가 결정을 했고 이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자세한 논평을 삼갔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핵클럽(공식 핵보유국)의 책임있는 참가국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핵 균형의 중요성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이 같은 러시아의 입장은 국제 안보와 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에 크렘린이 실망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러시아 일각에선 시리아 내 대(對)테러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푸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었다.
러시아 의회 지도부도 ICAN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적극적 환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러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실제로 노벨평화상은 시리아 내 국제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결정적 기여를 한 러시아 공군이 받아야 했다"면서 "현재 평화를 위한 투쟁의 실질적 전선은 시리아이며 핵 없는 미래라는 낭만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ICAN은 '핵 제로, 완전한 핵무기 금지'라는 상당히 유토피아적 목표를 추구하는 낭만주의적 단체"라면서 "ICAN의 과제는 비현실적이며 이 조직은 너무 앞질러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날 (핵강대국들이 보유한) 핵무기는 다른 나라들이 핵 위협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글로벌 전략 균형의 중요한 지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핵무기가 핵클럽을 넘어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지 주요 핵보유국의 핵무장 해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공식 핵보유국의 핵무기가 수행하는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 국가들의 핵무기 폐기까지를 목표로 하는 ICAN의 목표를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러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 프란츠 클린체비치도 ICAN이 지난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보다는 더 수상 자격이 있다며 다소 비꼬는 투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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