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후보로 거론되는 메이렐리스 재무장관 "내년에 거취 결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2018년 대선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 지도부는 법원이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추대할 것이라며 "룰라 대신 다른 후보가 출마하는 '플랜 B'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당은 룰라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으로 간주했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과 자케스 바기네르 전 장관을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출마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룰라에게 실형이 확정되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노동자당은 룰라의 출마가 좌절되면 2018년 대선을 보이콧할 수 있으며,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당은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에 이어 원내 2당이라는 점에서 보이콧이 실행에 옮겨지면 정국에 상당한 파문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룰라는 지난 3일 리우데자네이루 시에 있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본사 앞에서 열린 노동계 행사에 참석, 자신을 부패혐의로 처벌하려는 사법 당국의 시도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2018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가 최근 시행한 대선주자 투표 의향 조사에서 룰라는 35∼36%로 2위권과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질주했다.
극우 성향 기독교사회당(PSC)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6∼17%, 중도좌파 성향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이 13∼14%로 2∼3위에 올랐다.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이 나란히 8%를 기록하며 4∼5위권을 형성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1∼2위 후보 간에 결선투표가 시행되면 룰라가 어떤 후보를 만나더라도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대선 투표일은 10월 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8일에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한편, 우파 진영에서 대선 주자로 주목받는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은 영국 금융 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와 회견에서 2018년 대선 출마를 포함한 자신의 거취를 내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메이렐리스 장관에게는 브라질 경제를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구해내고 있다는 국내외 평가가 대권 도전에 최대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민주운동당 대표이자 테메르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메루 주카 연방상원의원은 최근 "메이렐리스는 2018년 대선을 위해 매우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이렐리스가 당분간 경제문제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든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우파 사회민주당(PSD) 소속인 메이렐리스는 15년 전인 지난 2002년 중부 고이아스 주에서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2003년에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의해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되면서 의정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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