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해군함대가 처음으로 영국 런던을 방문하며 중국과 영국간 군사교류의 보폭을 늘리기 시작했다.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 해군의 프리깃함 양저우(揚州), 황강(黃岡), 종합보급함 고유후(高郵湖)로 구성된 호위함대가 본국으로 돌아가던 길에 지난 3일 런던 카니리워프항을 방문했다.
이는 중국 해군함대의 4번째 영국 방문이자 첫 런던 방문이다.
이들은 5일간 영국 해군 방문, 업무교류, 상호 참관, 문화체육 교류 등 행사를 갖고 함정을 영국민과 현지 화교들에게 개방했다.
이들 함대는 지난 4월 중국 저우산(舟山)항을 출발해 6개월간 아덴만, 소말리아 해역에서 호위항해 임무를 마치고 귀항하는 도중 벨기에, 덴마크를 차례로 들렀다. 함대는 런던에 이어 프랑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해군함대도 내년 태평양 순항 과정에 중국을 답방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중국과 영국이 경제무역에 치중된 양자관계를 군사 방면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양국의 군사교류 및 협력은 중영관계 '황금시대'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로 양국은 대테러, 대해적, 재난구조 등 영역에서 협력하며 전략적 상호신뢰를 심화하고 있다"는 류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의 발언을 전했다.
류 대사는 이어 "중영 양국이 올해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지 45주년 되는 해로 중국 해군함대의 이번 런던 방문은 '황금시대'의 광채를 더욱 빛나게 하며 풍부한 군사협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함대 지휘관인 왕중차이(王仲才) 소장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과 영국이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치를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중앙(CC)TV는 1877년 중국의 첫 영국 유학생들이 템즈강변의 왕립해군사관학교에서 항해기술을 전수받았는데 100여년만에 중국 함대가 자력으로 템스강까지 항해를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감격해하는 현지 교민의 인터뷰를 전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한 중국기업인은 100년전 북양함대가 영국에서 구입한 순양함의 오랜 사진을 함대에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 사이에는 인권, 국제법, 안보전략 등 방면의 이견으로 넘기 힘든 장애물이 존재한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도 "경제, 무역투자 측면에서 양국이 협력할 잠재력은 매우 크지만 영국이 중국과의 이데올로기, 안보, 정치 등 측면에서 모순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중국이 급속히 해군력을 증강하며 중국 군함이 전세계를 누비게 됨에 따라 중국은 보급을 위해서라도 각 지역 국가들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런 측면에서 선의와 관용의 행보로 다른 나라의 우려나 경계를 불식하는 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내에서도 우려감이 적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중국 함대의 첫 런던 방문에 영국의 일부 매체가 런던 카나리워프가 중국의 붉은 기에 점령당했다면서 우려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다행히 이들이 영국 수도에 온 목적은 평화적이었다"며 "영국이 배 한척을 만드는 시간에 중국은 함대를 건조할 수 있을테니 중국에 영국 군함 건조를 맡기자. 내친 김에 고속철도 수리도 맡겨보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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