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반군 선언 휴전 9일로 종료…미얀마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 경찰초소를 습격해 정부군의 유혈소탕전을 촉발한 이슬람 무장세력이 한 달간의 임시 휴전이 곧 끝난다면서 평화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8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지난달 자신들이 선언한 한 달 임시휴전이 오는 9일 종료된다면서, "언제든 미얀마 정부가 평화를 원한다면 ARSA는 그런 의향을 환영하고 화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한 미얀마 정부가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미얀마 정부는 반군의 휴전 선언도 사실상 거부해 왔다.
ARSA는 올해 8월 25일 본격적인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의 경찰초소 30여곳을 급습한 단체다. 이들은 작년 10월에도 라카인 주 국경지대 초소를 습격해 경찰관 9명을 살해한 바 있다.
이에 미얀마군은 대대적 소탕작전으로 응수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수백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6주간 라카인 주에서는 5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 민간인이 충돌을 피해 이웃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이들은 미얀마 군경이 로힝야족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진술했다.
선공을 가한 ARSA는 지금껏 정부군과 불교도 민병대 등을 상대로 특별한 저항을 보이지 못했으며, 빈약한 무장 때문에 정면 대결을 할 형편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에 힘입어 ARSA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활동 중인 ARSA 대원 모집책들은 최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과 싸울 청년 수백명을 영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자국민이 아닌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로 간주돼 박해와 차별을 받아왔다.
라카인 주에서는 2012년에도 불교도와 무슬림 간에 대규모 유혈충돌이 벌어져 200여 명이 사망하고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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