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타지키스탄서 고전하는 이유…법치 미비·약탈적 상업관행

입력 2017-10-08 11:11  

中, 타지키스탄서 고전하는 이유…법치 미비·약탈적 상업관행

국제위기그룹 "부패도 만연…서방에 중국도 같은 어려움 겪는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법치주의 토대가 허약한 중앙아시아에서 곤경에 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중앙아시아에 자리 잡은 자원 부국인 타지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본격화해 2015년 투자액은 전년보다 160% 급증한 2억7천3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5년 타지키스탄에 대한 외국인 총 투자액의 58%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의 누적 투자액은 10억 달러에 달해 기존 최대 투자국인 러시아를 넘어섰다.

2013년부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국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는 고대 무역로인 비단길을 따라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무역·인프라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타지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허약한 법치주의 토대와 약탈적 상업 관행이라는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됐다.

중국 저장(浙江)성의 사업가인 주바이린은 2천500만 달러를 투자한 합작 사업을 통해 2015년 타지키스탄에서 시멘트 공장을 가동했으나, 파트너인 타지키스탄 사업가는 이후 지분을 모두 넘길 것을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자 국가안보위원회가 나서 무력으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결국, 60% 지분을 넘긴 주바이린은 매달 45만 달러의 공장 임대료를 받기로 했으나, 그에게 들어오는 돈은 당초 약속한 임대료의 3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홍콩 사업가인 조셉 찬은 타지키스탄에 투자한 탄광 기업의 지분을 중국 기업에 5천만 달러에 매각했으나, 법인이득세로 무려 2천만 달러를 내야 했다. 이는 법정세율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조셉 찬은 "변호사를 구하려고 했으나, 아무도 정부에 맞서 우리를 변호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결국 러시아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다고 전했다.

중국 신장(新疆)자치구의 사업가인 켈리무 아부두레이무는 2012년 러시아 사업가에게서 텅스텐 광산 등을 구매했으나, 2014년에 타지키스탄 법원은 이를 압수해버렸다. 러시아 사업가가 광산을 취득한 2002년 경매가 위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미 광산까지 18㎞ 도로를 건설하고 1㎞ 이상의 갱도를 판 이 기업은 중국 대사관과 국무원 등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2015년 대통령령으로 이 광산 경영권을 현지기업인 '타직 알루미늄'에 이전해 버렸다. 타직 알루미늄은 라흐몬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소유했다는 소문이 도는 기업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중앙아시아 담당 디어드리 티난은 "법치주의는 빈약하고 부패는 만연해 있다"며 "이로 인해 서방국가의 수많은 프로젝트가 지연됐으며, 이제 중국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해 176개국을 평가한 결과 카자흐스탄 131위, 키르기스스탄 136위, 타지키스탄 151위, 투르크메니스탄 154위, 우즈베키스탄 156위 등 중앙아시아 국가는 모두 바닥권을 형성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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