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원구이 초청 워싱턴 싱크탱크 등 공격당해…中 "전혀 관련 없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해온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의 입을 막기 위해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법 집행·사이버보안 대화'에서 궈성쿤(郭聲琨) 중국 공안부장에게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달 초 워싱턴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는 궈원구이를 초청해 강연을 들으려고 했으나, 갑작스레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상하이에서 감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격을 당한 후 허드슨 연구소는 준비 미비 등을 이유로 강연을 취소했다.
이와 동시에 궈원구이의 미국 망명 신청을 돕던 법무법인 클라크 힐도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 도피한 후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계속 폭로하고 있는 궈원구이는 "조국이 나를 해치려고 한다"면서 지난달 미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현재 관광 비자로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몇 주 후면 기한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격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중국 공안부는 "사이버 공격이 중국에서 감행됐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미 당국이 상세한 정보와 관련 증거를 제시한다면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격의 진정한 근원지를 찾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궈원구이가 제시한 중국 정부의 서류가 위조됐다는 주장도 펼쳤다.
공안부는 "궈원구이가 6일 제시한 서류를 포함해 그가 내놓은 많은 서류는 뻔뻔스럽게 위조된 것이며, 우리는 미정부에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관련 증거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궈원구이는 지난 6일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가 수십 명의 스파이를 미국에 보냈다는 주장을 펼치며 중국 정부의 서류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궈원구이는 미국으로 도피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지도부의 부패 연루설을 주장해왔다.
이에 중국 당국은 궈원구이 회장을 상대로 사법부와 관영 언론, 인터넷 여론을 총동원해 그의 부정행위 의혹을 맞폭로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 공격을 가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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