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달 28∼29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외래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뒤 열흘가량의 정밀 수색에도 같은 개미는 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검역 당국은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여왕 불개미 사체가 나오지 않은 데다가 여왕개미의 번식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여왕 붉은 불개미는 서식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알을 하루에 많게는 1천500개까지 낳는다고 8일 밝혔다.
일개미의 수명은 보통 2개월에 그치지만, 이 같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여왕개미가 1마리만 있어도 무리의 전체 개체 수는 1년 만에 2천∼3천 마리로 늘어난다.
여왕개미가 2마리 이상 같은 곳에 공존하면 1년에 7천 마리까지 개체 수가 증가한다.
또 2년이면 2만5천 마리, 3년이면 5만 마리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확산한다.
이에 따라 검역 당국은 지난달 29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붉은 불개미 1천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제거한 뒤 여왕개미나 그 사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감만부두는 서식 환경이 좋지 않아 이곳에 살았던 여왕개미는 하루 100∼200개 정도의 알을 낳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붉은 불개미의 독성을 고려하면 우려할 만 수준이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 이상 붉은 불개미에 쏘이고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감만부두는 바닥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뒤덮여 있지만, 틈이 있고 그 틈을 비집고 나온 잡초에 진딧물이 서식하면서 외래 붉은 불개미가 번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류 교수는 분석했다.
부두 근로자들이 무심코 버린 음식물 쓰레기도 붉은 불개미의 먹잇감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류 교수는 그러나 감만부두 여왕개미가 살아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왕개미가 이미 날개를 떼고 지하에서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 상황이었고, 개미집 주변에 방역작업이 집중됐기 때문에 죽었을 확률이 높다"면서 "땅을 파는 과정에 으깨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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