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 정부에 기대 커"…"먹고 살기 힘들다·인사 잘해라" 쓴소리도
野 "현 정부 실망감 확산"…"텃밭 TK서도 '박근혜 출당' 거론 안 해"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임형섭 배영경 기자 = 8일 여야 의원들이 파악한 추석 민심 키워드는 한마디로 '안보'였다.
북한의 계속되는 고강도 도발로 인해 어느 때보다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컸다고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추석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한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현 정권에 대해 바닥민심은 이미 돌아섰다는 주장을 펴는 등 대조를 이뤘다.
영남과 호남의 경우 지난 총선과 대선, 탄핵을 거치며 민주당과 한국당에 대한 '텃밭 지지층'이 일부 흔들린 게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실감했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국정 협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일을 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고, 전통적 불모지인 서울 강남 지역구의 전현희 의원(서울 강남을)도 "문 대통령이 소통도 잘하고 생각보다 잘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문재인 정부를 호남 정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고, 전북도당위원장인 김춘진 전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을 우리가 만든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훼방을 놓는 국민의당에 불만이 있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안보 위기감이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높았다고 소개했다.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 상록갑)은 "가장 중요하게 나오는 게 안보 문제이고, 북핵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있다"고 했고,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갑)도 "가는 곳마다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박완주 대변인(충남 천안을)도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일 높지만 그럼에도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쓴소리도 나왔다. 영남권을 중심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비판론이 고개를 들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은 "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드니까 서민들이 사는 게 팍팍하고 민생에 대한 관심이 제일 높았다"고 했고, 대구·경북도당위원장인 홍의락 의원(대구 북을)은 "보수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 좀 잘 하라"(우상호),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마련해 달라"(전현희), "야당을 끌어안아야 한다"(박완주) 등 주문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의 안보ㆍ경제정책에 대해 국민이 불만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여권이 추진하는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이라 규정하면서 '현 정부가 정치보복에 국력을 쏟아선 안 된다'는 게 대체적인 민심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선동 의원(서울 도봉구을)은 "지역구에서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가 정치보복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서울 지역에서의 한국당을 향한 민심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도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안보와 경제문제였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문제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느낌이라고들 했고, 북한이 우리나라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진짜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라는 말도 하더라"고 전했다.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은 "적폐 청산 명목으로 정치 보복을 하는 데 대해, 안보가 불안한데 대통령이 불안을 덜어주는 역할은 안 하고 계속 내부 갈등을 일으킨다며 쓴소리를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고 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보수 통합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서는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드러내놓고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정우택 원내대표(충북 청주시상당구)는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잘해달라고 주문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지방선거에 대비해서라도 보수통합을 굉장히 원하시더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보수에 대해서도 똘똘 뭉쳐야지 분열을 하느냐며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여론이 컸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며 호남을 중심으로 '정신 차리고 잘하라'는 쓴소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주선 의원(광주 동남을)은 "정권은 바뀌었는데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들 했다"며 "복지와 선심 공약을 많이 하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현 정부 주요 정책에 불안해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안보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대처해야 하는데 왠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다당제 구조 속에서 국민의당이 역할을 잘해야 한다며 정신 차리라고 혼이 많이 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갑)은 "현 정권에 대해 초기에 높았던 기대감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라며 "특히 자영업 하는 분들이 거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노인층 중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여론이 있었지만 다수는 '아직은 좀 지켜보자'라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호남 지역구로 둔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은 "특히 안보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많았고, 6·25 전쟁을 겪은 어르신분들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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