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 묘지에 참배객 발길 이어져…"우리 곁에 항상 있을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쿠바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인 체 게바라의 사망 50주년을 기리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쿠바 관영통신 프렌사 라티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9일 게바라의 사망 50주년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명의 참배객이 그의 시신이 안장된 산타클라라를 찾고 있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300㎞ 떨어진 산타클라라 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은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거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을 들고 혁명 정신을 기렸다.
한 참배객은 "우리는 게바라가 쿠바는 물론 중남미와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그는 우리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 그의 모습을 가슴과 심장에 간직하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게바라의 혁명동지이자 오랜 친구인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50주기 추모식이 열린 게바라의 묘지를 찾았다.
산타클라라를 방문하지 못한 많은 쿠바인은 자신의 집에서 국영 TV를 통해 카스트로 의장이 게바라의 묘지 앞에서 흰 장미를 헌화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게바라 사망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쿠바 지폐와 옥외 게시판 등지에는 그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게바라와 함께 쿠바 사회주의 혁명을 이끈 고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게바라의 죽음 이후 자국 어린이들을 향해 '게바라 처럼 되라'는 메시지를 줄곧 던졌다.
체 게바라 박물관이 1988년 개관한 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500만 명이 방문했다.
파우스티노 모리아노 체 게바라 박물관 역사학자는 "게바라는 신세대의 모범적인 본보기"라면서 "게바라는 그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놓은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1928년 6월 14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태어난 게바라는 1956년 피델 카스트로 등과 함께 그란마 호를 타고 쿠바로 건너간 뒤 게릴라전을 벌여 친미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켰다.
1966년 볼리비아로 건너온 게바라는 레네 바리엔토스 군부 정권을 무너뜨린 뒤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려고 47명으로 구성된 게릴라 부대를 조직해 무장투쟁을 벌였다.
게바라는 볼리비아 정부군에 총상을 입고 체포된 다음 날인 1967년 10월 9일 라이게라의 학교 건물에서 39세의 나이로 처형당했다.
게바라의 시신은 비밀 무덤에 안장됐다가 1997년 발견된 뒤 쿠바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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