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게 해줄게' 이민자 납치살해 멕시코 30대 '징역 335년'

입력 2017-10-09 08:00  

'국경 넘게 해줄게' 이민자 납치살해 멕시코 30대 '징역 335년'

사법당국 "바하칼리포르니아주 사상 최장…멕시코 역대 두번째로 긴 형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의 한 30대 남성이 납치와 살인에 대한 유죄가 확정돼 '33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8일(현지시간) 레포르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바하칼리포르니아 법원은 4명의 이민자를 납치하고 이 중 1명을 살해한 혐의로 33세 헤수스 알폰소에게 징역 335년 형과 380만 페소(약 2억4천만 원)의 벌금형을 판결했다.

범죄는 201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폰소와 한 미성년자 공범은 당시 4명의 이민자에게 미국 국경을 넘도록 도와주겠다는 감언이설을 늘어놨다.

그러나 알폰소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이민자들이 도착한 곳은 미국 땅이 아닌 멕시코 북서부 멕시칼리 근처의 로스 피노스에 있는 한 가옥이었다.

이민자들은 그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총을 들고 위협하는 납치범들에게 저항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9일간 감금된 채 온갖 협박을 당하던 이민자들은 결국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납치 몸값 지급을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알폰소 일당은 심지어 친척과 전화 통화 중인 이민자들을 총으로 위협하고 두들겨 팼다.

전화기 너머로 납치된 이들의 고통을 듣게 된 친척들은 어쩔 수 없이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다.

납치된 이민자들은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틈을 노리던 중 식사 전에 포박이 풀려졌을 때 힘을 모아 납치범들을 공격했다.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민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지만 나머지 이민자들은 총을 빼앗아 탈출에 성공, 경찰에 신고하면서 납치범들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웠다.

사법 당국 관계자는 "335년 징역형은 바하칼리포르니아 주 법원이 문을 연 후 내린 판결 중 가장 길며, 멕시코에서 역대 2번째로 긴 형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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