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떨리는 게 아예 없어요."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성욱은 덤덤한 마음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다.
2012년 NC에 입단한 그는 2014년부터 올해로 4년째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있다.
NC의 첫 가을야구인 2014년 준플레이오프 때는 엔트리에 깜짝 발탁돼 눈길을 끌던 김성욱이다. 그해 정규시즌에 그는 26경기에만 출전했고 타율도 0.174에 불과했다.
그러나 당시 김경문 NC 감독은 "올해 큰 활약은 없지만, 앞으로 NC에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김성욱의 미래를 보고 엔트리에 넣었다고 밝혔다.
김성욱은 꾸준한 포스트시즌 출전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벌이기 전 만난 김성욱은 "가을야구 경험의 효과가 있다. 전에는 떨리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아예 없다. 정규시즌 때처럼 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경험이 쌓일수록 김성욱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2014년에는 대주자 임무를 맡았던 김성욱은 이제 선발 라인업에 드는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5일 SK 와이번스와 벌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2번 타자 중견수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안타가 나오지 않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성욱은 "운도 따르는 것 같다"며 "정규시즌 때 성적이 안 좋았는데, 후반기부터 살아났다. 하늘이 올해 전반기에 안 주신 것을 후반기에 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성욱은 지난해 타율 0.265에 15홈런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에는 타율 0.247에 6홈런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부터 자신감을 회복해 포스트시즌까지 그 기운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성욱은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팀 전체에 흐르고 있다.
NC는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올해는 4위를 차지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을야구를 시작해야 했다.
올해도 리그 2위를 달리다가 후반기에 순위가 하락한 탓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에 회복해 나가면서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욱은 "정규시즌 후반기를 잘 막았다. 그 이후 오래 쉬지 않고 바로 포스트시즌을 해서 긴장감이 적다"며 작년보다 정규시즌을 낮은 순위로 마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면 바로 한국시리즈에 가는 것이어서 잘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올해는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NC 감독도 최대한 김성욱이 편한 상황에서 경험을 쌓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성욱이에게는 많은 기대는 안 하려고 한다. 편안하게 했으면 한다. 안타를 치면 보너스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에게 김성욱은 변함없는 'NC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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