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강력범죄 전국 50위권…"민생치안 강화해 오명 씻을 것"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달 19일 충북 청주의 한 하천 변에서 심하게 폭행당한 흔적이 역력하고 옷이 벗겨진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숨진 여성과 이웃인 30대 남성이 자신을 험담한다는 이유로 이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지자 많은 사람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청주에서는 지난 6월 헤어지자고 말한 동거녀를 살해한 뒤 집 근처 교회 베란다에 시신을 유기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결같이 청주에서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아이디 'love****'는 "청주 사는데 청주가 요즘 '고담' 필(feel) 난다. 왜 이렇게 사건·사고가 많냐"며 불안해했다.
고담시(Gotham City)는 미국 영화 '베트맨'의 무대로 범죄와 부패로 들끓는 도시다.
아이디 'dkso****'가 남긴 "청주도 살 곳이 못 되는구나 나가기 무섭다"는 댓글에 2천700여명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0여개 경찰 관할지 중 살인사건(살인미수 포함)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 수원으로, 3개 경찰서 관내에서 총 29건이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경찰서가 3개인 청주는 7건 발생해 서울 강북구, 대전 동구, 대구 서구 등과 함께 40위권을 기록했다.
작년 인구 1만명당 살인 발생 건수는 부산 중구가 1.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청주는 0.08건으로 경남 거제시, 세종시 등과 비슷했다.
순위로 보면 180위 수준이다.
강절도, 성폭력 등 5대 강력범죄로 범위를 넓혀도 청주는 경기 가평군, 서울 서초구와 비슷한 50위권이었다.
다른 대도시보다 강력범죄가 더 많이 발생한 것이 아닌데도 청주가 적지 않은 사람들의 뇌리에 '범죄도시'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은 일단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최근 청주에서는 '크림빵 뺑소니' 사건, 4살 의붓딸 암매장 사건, 19년 축사노예 '만득이' 사건, 딸 성추행 상담교사 살해 사건 등이 잇따랐다.
타 지역보다 사건·사고 관련 언론 보도가 활성화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범죄 발생 건수와 시민이 체감하는 불안감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오해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씻고 지명(淸州)처럼 '맑고 깨끗한' 고장이 되도록 민생치안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