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경찰…제주서 추석 특별방범활동 기간 하루평균 26.2건 범죄 발생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난 5일 0시 24분께 제주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 제주시 이호동에 사는 A(47·여)씨로부터 '여학생이 집에 들어와 살려달라'고 말한 뒤 그대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1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B(18)양은 이미 스트레스로 인한 과호흡증으로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 119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10여 차례의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A씨의 옆집에 사는 B양은 덕분에 생명을 건졌다.
독일에 이민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6·25 전쟁 때 헤어진 친척을 찾고 싶다는 신모(87·서울시) 할머니의 간절한 요청을 받고 유일하게 알고 있던 친척의 이름과 당시 운영했던 가게 이름을 토대로 탐문해 극적으로 상봉하게 한 미담 사례도 있다.
'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 놓은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차 안에서 실신한 고모(32)씨를 구조하고, 만취한 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 들어갔다가 실신한 김모(32·경기도)씨를 구조했다.
식당에서 식사 중 유리컵이 깨지면서 손가락이 찢어져 피를 흘리는 1세 여아를 3.5㎞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신속히 옮기고, 뇌병변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오일시장을 찾은 아주머니의 추석 제사용품 구매를 30여 분간 도와주기도 했다.
중요 범인을 검거한 사례도 다양하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는 '옷을 다 벗은 사람이 흉기를 들고 다닌다'는 신고전화가 폭주했다.
긴급 출동한 순찰차가 도착한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 현장에는 진짜로 만취한 한 오모(52)씨가 나체 상태로 양쪽 손에 흉기를 들고 배회하고 있었다. 경찰은 오씨와 대화하며 진정시키고 시선을 분산시켜 제압하고 나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또 서귀포시 서홍동의 모 횟집에서 분실한 카드를 사용한 양모(57·여·인천시)씨를 CCTV를 활용해 검거하고, 자신이 일하는 제주시 노형동의 모 카페 직원 탈의실에서 휴대전화로 여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촬영한 송모(32)씨를 검거하기도 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20일부터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일 현재까지 20일 동안 특별방범 활동을 전개해 이처럼 다양한 미담 사례와 중요 범인을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특별방범 활동 기간 5대 범죄 중 강간 10건, 절도 158건, 폭력 301건 등 총 469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1일 평균 발생 건수는 23.5건이다.
지난해 특별방범 활동 기간(9월 5∼18일, 14일) 총 발생 건수는 367건이며, 1일 평균 발생 건수는 26.2건이다. 1일 평균 발생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제주경찰청은 앞으로 농산물 수확기에 대비한 맞춤형 치안활동을 시행하고, 도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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