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英, 5차 브렉시트 협상…"공은 네편에" 책임전가 신경전

입력 2017-10-10 00:37  

EU·英, 5차 브렉시트 협상…"공은 네편에" 책임전가 신경전

양측 수석대표 불참…브렉시트 2단계 협상 진입 위한 '중대 고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관한 제5차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협상은 오는 19, 20일 이틀간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EU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협상이어서 양측이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에서 실질적이고 충분한 진전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영국은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뿐만 아니라 양측간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즉각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는지를 판단한 뒤 양측간 미래관계 협상도 병행해 진행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갈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 양상을 보면 이번 5차 협상에서도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관련해 충분한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선 이번 협상은 양측의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 전 EU 집행위원과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시작됐다.

양측 수석대표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협상 결과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앞서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며 협상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양측은 협상이 충분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상대방이 결단해야 한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해 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예정된 영국 의회 연설을 통해 이번 5차 협상에서 EU 27개 회원국의 지도력과 유연성을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브렉시트 협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를 고대하며 공은 EU 코트에 있다"고 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EU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혼 절차에 관한 1단계 협상에서 지금까지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나머지 것(2단계 협상)들을 실현하기 위한 공은 전적으로 영국 코트에 있다"고 받아쳤다.

한편, 지금까지 4차례 진행된 브렉시트 협상은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3가지 핵심쟁점에 가로막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3가지 쟁점은 브렉시트 이후 양측 진영에 잔류하는 국민의 권리,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이행문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등이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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