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평가 엇갈려, "제1야당 존재감 살려" vs "기대에 못 미쳐"
친박청산·보수통합·지방선거 승리전략 마련 숙제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가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별도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조용히 움직였다.
당 안팎으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지난 100일 동안의 공과를 자평하는 통상적인 이벤트는 자제하고, 뚜벅뚜벅 민생 현안을 챙기는 행보를 계속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0/10/AKR20171010071900001_01_i.jpg)
홍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에 취임한 지 1년은 된 것 같은데 100일밖에 안 됐다고 하더라"라며 "취임 100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등 공식 일정을 계획하지 않았다. 아침마다 열리는 당 회의도 이날은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재하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였던 까닭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로 출근해 오는 23일부터 4박 6일로 이어질 방미 일정을 준비했다.
이번 방미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국당이 당론으로 정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 직접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홍 대표는 방미 기간 미국외교협회에서 할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며 이날 오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홍 대표가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내기로 한 것은 현재 한국당이 내우외환에 처했다는 상황 인식과 맞물려 있다.
그는 통화에서 "지금은 내우외환이다. 당 내부도 정리가 안 됐고 외환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쪼개진 당이고 분열된 당이다. 정상적인 당을 맡은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홍 대표는 국정감사를 비롯한 원내 사안은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연말까지 당 혁신과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 작업 등 핵심 당무에 매진할 계획이다.
다만 홍 대표의 취임 100일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엇갈린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악재 속에서 당을 추슬렀고, 전술핵 재배치나 '공영방송 장악' 이슈를 연이어 띄우며 여권에 맞서는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0/10/AKR20171010071900001_02_i.jpg)
그러나 홍 대표 특유의 '독고다이 리더십'과 취임 직후 그가 내세웠던 '육참골단(肉斬骨斷·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음)' 각오에 대한 애초의 당내 기대감에, 실제 홍 대표가 일궈낸 성과가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당 혁신의 핵심 사안인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친박(친박근혜)계 청산 작업을 여전히 매듭짓지 못했고, 이는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 진행 속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혁신 성과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과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당내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도 홍 대표가 짊어져야 할 과제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