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지난달 21일 오전 충북 음성군 금왕읍사무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곧 날이 추워질 텐데 어렵게 사는 이웃에게 연탄을 보내주고 싶다"는 내용의 짤막한 전화였다.
동료로부터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금왕읍사무소 담당 직원은 독지가가 남긴 휴대전화 번호로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연탄을 누구에게 배달할지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슬쩍 이름과 나이를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얼굴 없는 천사는 끝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되레 인적사항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까지 했다.
그러면서 읍내 연탄 배달업체에 돈(530만원 상당)을 맡겼으니 저소득층에 대신 전달해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읍사무소는 독지가의 뜻에 따라 지난달 28일 사랑의 연탄을 받을 20가구를 선정했다.
군은 현재까지 3가구에 연탄 500장씩 배달했다.
나머지 17가구에도 이달 말까지 연탄 500장씩 전달할 계획이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기탁자는 '차나 한 잔 하자'는 읍장의 간곡한 요청도 정중히 사양했고 기탁식을 하면 어떠냐는 제안도 거절했다"며 "독지가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실천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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