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요구 추석민심 확인" 판단 따라 적폐청산 의지 거듭 표명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지게"…'혁신성장 드라이브' 예고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열흘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10일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일성에 담긴 양대 화두는 '적폐청산'과 '민생'이었다.
특히 현 정권의 적폐청산 시도는 '정치 보복'이라는 보수성향 야권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일자리 정책 등 민생 의제도 철저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같은 국정기조 유지의 근거로 '추석민심'의 소재를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추석 기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민생과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엄중한 민심이었다"며 "정부는 민심을 받들어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등이 반기를 들고 있지만 개혁을 원하는 민심을 직시하고 적폐청산에 더욱 고삐를 조이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청와대와 문 대통령은 고위직 인사 임명 문제를 비롯해 고비마다 "국민을 바라보고 일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판단 준거로 민심을 삼아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 같은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과거 검찰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사정(司正)이 아니라 제도적·문화적 개혁에 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은 사정이 아니라 권력기관과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누적돼 온 관행을 혁신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적폐청산의 당위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민심을 등에 업고 속도감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혁신 성장'에 방점이 찍힌 정부의 경제정책 어젠다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대선 당시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활력을 잃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적잖은 공을 들였음에도 그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2%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져서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소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추석 연휴 전부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축으로 하는 '사람 중심 경제'의 중요성을 언급한 터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은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 공급 측면의 성장 주도 전략을 부각한 바 있다.
결국 일자리 정책을 비롯한 경제 살리기와 민생 분야 의제도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성과를 내도록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민생 분야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1차 회의에 이어 다음 주에는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도 민생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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