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승진후보자 명부 조작했다"…충남교육청 인사비리 논란
천안 모중학교 행정실장 기자회견서 비리 폭로…감사원에 감사도 청구
충남교육청 "교육지원청 근무평정에 관여하지 않아"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천안시 한 중학교 행정실장이 충남교육청 사무관 승진임용과 관련해 비리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천안 A중학교 행정실장인 정모(55·6급)씨는 10일 천안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충남교육청의 사무관 승진임용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정씨는 이어 교육지원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감사원에 충남교육청에 대한 감사도 청구했다.
그는 "특정인이 단번에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 결원 1배수에 진입하는 등 승진후보자 명부가 인위적으로 조작되는 비리가 은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리는 충남교육청 사무관 승진자의 역량평가가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3년간 평균 승진 후보자 명부 상위 1.1배수 이내에 승진자가 집중되는 등 역량평가 결과 승진자가 승진임용 범위에 전체적으로 분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교육청의 5급 승진은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8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인사위원회 승진의결' 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심사도구로 역량평가가 실시된다.
역량평가 결과 1배수에 든 사람이 전체석차의 하위 30%에만 들지 않으면 승진한다. 만약 1배수 가운데 하위 30%에 속한 사람이 발생하면 그 수만큼 1배수 밖의 최상위 순위부터 동일한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역량평가 결과가 아닌 승진후보자 명부에 의해 승진시켜야 할 사람과 승진에서 제외될 사람을 사전에 나누는 판짜기가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충남교육청 인사담당자가 지역교육청 평정단위별 서열명부 작성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육감의 고교 동문인 B씨를 다른 지역에서 자신과 동일 평정단위에 전입시켜 지역 서열 1위에 놓도록 천안교육청에 관여해 그해 승진시켰다는 것이다.
정씨는 "올해에는 제 뒷순위에 있던 C씨를 특별한 명분도 없이 저보다 앞서 지역 서열 1위를 주도록 교육지원청과 공모하기도 했다"며 "이런 사례를 뒷받침할 증거자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근무성적평정 비중을 40%로 낮추고 보고서·면접·현장평가로 구성된 역량평가 비중을 60%로 강화했다.
전북교육청도 승진후보자 명부에 의한 평정점수 반영비율은 20%지만 역량평가는 80%를 둬 두 값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정씨는 "역량평가제도가 당초 목적과 다르게 법령에 의한 승진임용 범위의 기능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교육감의 인사 남용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며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 국가기관은 심도 있는 감사와 내사를 통해 비리 관련자들을 엄중히 징계하라"고 요청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충남교육청은 산하 교육지원청 등 평정단위별 근무평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승진자의 역량보다는 3년간의 근무성적을 우선해 사무관을 선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 제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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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모중학교 행정실장 기자회견서 비리 폭로…감사원에 감사도 청구
충남교육청 "교육지원청 근무평정에 관여하지 않아"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천안시 한 중학교 행정실장이 충남교육청 사무관 승진임용과 관련해 비리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천안 A중학교 행정실장인 정모(55·6급)씨는 10일 천안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충남교육청의 사무관 승진임용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정씨는 이어 교육지원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감사원에 충남교육청에 대한 감사도 청구했다.
그는 "특정인이 단번에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 결원 1배수에 진입하는 등 승진후보자 명부가 인위적으로 조작되는 비리가 은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리는 충남교육청 사무관 승진자의 역량평가가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3년간 평균 승진 후보자 명부 상위 1.1배수 이내에 승진자가 집중되는 등 역량평가 결과 승진자가 승진임용 범위에 전체적으로 분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교육청의 5급 승진은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8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인사위원회 승진의결' 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심사도구로 역량평가가 실시된다.
역량평가 결과 1배수에 든 사람이 전체석차의 하위 30%에만 들지 않으면 승진한다. 만약 1배수 가운데 하위 30%에 속한 사람이 발생하면 그 수만큼 1배수 밖의 최상위 순위부터 동일한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역량평가 결과가 아닌 승진후보자 명부에 의해 승진시켜야 할 사람과 승진에서 제외될 사람을 사전에 나누는 판짜기가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충남교육청 인사담당자가 지역교육청 평정단위별 서열명부 작성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육감의 고교 동문인 B씨를 다른 지역에서 자신과 동일 평정단위에 전입시켜 지역 서열 1위에 놓도록 천안교육청에 관여해 그해 승진시켰다는 것이다.
정씨는 "올해에는 제 뒷순위에 있던 C씨를 특별한 명분도 없이 저보다 앞서 지역 서열 1위를 주도록 교육지원청과 공모하기도 했다"며 "이런 사례를 뒷받침할 증거자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근무성적평정 비중을 40%로 낮추고 보고서·면접·현장평가로 구성된 역량평가 비중을 60%로 강화했다.
전북교육청도 승진후보자 명부에 의한 평정점수 반영비율은 20%지만 역량평가는 80%를 둬 두 값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정씨는 "역량평가제도가 당초 목적과 다르게 법령에 의한 승진임용 범위의 기능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교육감의 인사 남용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며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 국가기관은 심도 있는 감사와 내사를 통해 비리 관련자들을 엄중히 징계하라"고 요청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충남교육청은 산하 교육지원청 등 평정단위별 근무평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승진자의 역량보다는 3년간의 근무성적을 우선해 사무관을 선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 제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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