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와 대립각…"증기 분출 않으면 폭발할 우려"
여야와 모두 갈등에 국정과제 입법도 위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점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의 신임마저 잃어 소속 정당이 없는 듯한 대통령이 되어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신의 국정 과제가 상원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불확실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핵심 인물 2명과 사이가 멀어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7월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법안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전날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인신공격에 가까운 설전을 주고받았다.
중요한 국가 안보 현안인 이란 핵 협상과 북핵 문제로 들끓는 시기에 대통령이 상원에서 안보 관련 가장 중요한 인물 2명과 소원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앨라배마 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그가 지지한 후보인 현역 의원 루서 스트레인저가 패해 타격을 받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잇따른 허리케인에 대처한 공적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 화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동맹을 비난하고 입법 과제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여러 백악관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불법체류청년 '드리머'들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당과의 비공식 협상도 거의 깨버려 그를 둘러싼 모든 가교를 불태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을 휘파람 소리를 내며 끓는 주전자에 비유하면서 그가 증기를 뿜어내지 않으면 압력솥으로 변해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그 나라를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코커 의원의 혹독한 비판은 백악관 내부에 천둥소리처럼 들렸으며, 보좌관들은 다른 공화당 의원들에게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한다고 WP는 전했다.
베테랑 여론조사가 패트릭 캐델은 WP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화당 해체를 느린 동작으로 지켜봤으며, 트럼프는 이를 가속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단호하게 그를 (공화당) 외부에 둬 거의 독립적인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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