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존중 문화 확산하고 미관 살리고…증평군 이색 벽화

입력 2017-10-12 07:03  

생명 존중 문화 확산하고 미관 살리고…증평군 이색 벽화

10만명당 자살률 39.4명→27.2명…우울증 척도 평균 점수도 낮아져



(증평=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충북 증평군 증평읍 내 단독주택 벽과 담 곳곳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큼지막한 빨간 하트 모양과 노란 해바라기, 녹색 나뭇잎, 나무 등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벽화에는 '내일도 당신을 보고 싶어요', '당신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생명사랑 1번지 증천리 벽화마을'이라는 글이 쓰여 있다.





'친구야 우리 다 같이 힘을 내',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련도 길지만, 희망도 길다'는 글귀도 눈에 띈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는 훈훈한 내용이다.

벽화는 짧게는 10m, 길게는 250m에 이른다.

이들 벽화는 군이 2015년 4월부터 그려 넣은 것이다.

도시미관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어둡고 칙칙한 주변 환경을 밝고 아름답게 꾸미면 주민들의 우울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

군이 지난해 말까지 증평읍 내에 벽화를 그린 곳은 11곳이다.

11곳의 벽화 길이를 모두 합치면 1.1㎞에 이른다.






한국교통대 봉사단과 중원대 학생, 청주 수암골 전문 작가 등도 그림 재능기부에 나섰다.

군은 벽화 그리기 사업과 함께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아로마 치료법 등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그 결과, 주민들의 우울감이 현저히 줄었다.

군 보건소가 지난해 벽화가 그려진 증천리 주민 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사업 시행 전 16점이던 우울증 척도 평균 점수가 9점으로 낮아졌다.

평균 점수가 1∼10점이면 '약간 우울하다', 11∼20점은 '상당히 우울하다', 21점 이상이면 '매우 우울하다'로 평가된다.

신동리 주민 20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사업 시행 전 평균 11점이던 우울증 척도 평균 점수가 3점으로 뚝 떨어졌다.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한 군의 자살률도 2015년 39.4명에서 지난해 27.2명으로 급감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우울증 척도 평균 점수는 떨어지고 벽화 그리기 사업과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주민들이 요청하는 한 벽화 그리기 사업을 이어가고 자살 예방 교육도 지속해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군청 민원실과 국민체육센터, 여성회관 등 3곳에 군민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했다"며 "키오스크 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군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아 무료로 상담받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y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