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선 남북한 군인 무슨 심정일까" 판문점 찾은 다문화가정

입력 2017-10-10 17:36   수정 2017-10-10 17:50

"마주 선 남북한 군인 무슨 심정일까" 판문점 찾은 다문화가정

경기북부경찰청, 다문화가정 대상 DMZ일원 현장 안보교육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긴장돼요. 조금 무섭기도 하고요."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 10여명을 태운 버스가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남방한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DMZ)에 진입하는 순간 버스 안에는 긴장된 분위기가 맴돌았다.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에서 나온 헌병이 "판문점은 북한에 바로 노출된 곳입니다"라면서 "버스에서 내리면 손을 흔들거나 하는 행동은 모두 금지됩니다"고 엄숙한 목소리로 안내하자 긴장도는 한껏 높아졌다.

특히 이날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72주년 기념일이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한다는 뉴스가 오전부터 전해진 터였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시행한 DMZ 일원 안보교육 현장에 기자가 동행했다.

파주 제3땅굴, 도라전망대, 판문점 순서로 진행된 이날 일정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역시 판문점이었다.

총 15분을 체류하는 '판문점 투어'에서는 북한 군인을 직접 볼 수 있으며, 군사회담장 내 북측을 밟아볼 수 있었다.


중국 한족 출신의 류홍(44·여)씨는 견학을 마치고 나와 "(남북이) 평화롭게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같은 민족인데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남북한 군인은 어떤 심정일지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류씨는 "JSA 경비대대 군인들 모습이 너무 듬직하게 보였다"면서 "나중에 나의 아들도 군대에 가게 되면 이렇게 훈련을 잘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하니(15·고양 신능중3)·하연(13·고양 신능중1) 자매도 "판문점이 가장 신기했다"면서 "견학을 오기 전까지 북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회담장 북측에 서 있을 때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매는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다.

이날 일정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DMZ 내에 있는 대성동마을 주민들이 일군 황금빛 들녘을 지나오면서 마무리됐다.

우동석 경기북부경찰청 외사계장은 "접경지역에도 많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살고 있다"며 "최근 북한 핵실험 등으로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분단국가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보고 바람직한 안보의식을 고취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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