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 동료 '허탈'
(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하늘도 무심하시지, 다음 달이면 김씨 외아들 결혼식인데…"
1일 오후 1시 36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나 근로자 김 모(56) 씨 등 3명이 숨지고 또 다른 김 모(51) 씨 등 2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4명은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 기둥에서 크레인 해체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이들 중 3명은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며 지상으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 직후 의정부의 한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권오성(62) 전국 타워크레인 설·해체 노동조합 지도의원은 "오늘 현장에서 숨진 김모 씨는 전국의 각종 크레인 건설 현장에서 30년 동안 일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이면 외아들 장가보낸다고 너무도 좋아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며 "지난 3일에도 전화통화를 해 추석 끝나고 만나자고 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의원은 "김씨와는 평소에도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냈다"면서 "지상 30m 이상의 크레인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우리에게 안전은 필수다. 그중 김씨는 본인의 안전장비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안전장비까지 꼼꼼히 챙기는 '안전 감독관'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그는 "아직 현장을 확인하지 못해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면서 "내일 경찰, 고용노동부 감독관들과 함께 현장에 들어가 살펴보면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이 무엇인지 나올 것 같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유족 측은 취재진 질문에는 일절 응하지 않은 채 서로에게 기대며 슬픔을 토해내거나 힘겹게 삭이는 모습이다.
이날 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은 현재 인근 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안치된 상태다.
사고로 사망한 경우 경찰 검안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있어 장례 절차를 본격 진행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해 기둥 구조물을 들어 올리는 '텔레스코핑(telescoping)' 작업 중 타워크레인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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