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참모들 등돌리고 與와도 불화…9개월만에 '고립무원' 트럼프

입력 2017-10-11 00:19  

핵심참모들 등돌리고 與와도 불화…9개월만에 '고립무원' 트럼프

외교·경제·국정사령탑 '줄사표' 전망에 최측근 외교위원장과 '충돌'

미치광이 대북정책 등 외교안보 위기감에 감세 등 국정어젠다 표류

변덕과 분노, 좌충우돌, 인종주의에 지지율 최저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정권 출범 9개월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져들고 있다.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내각과 백악관의 핵심 참모들이 사실상 트럼프 정권에서 마음이 떠난 가운데 집권여당인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도 '국정 동반자'가 무색할 정도로 악화일로다.

혼돈의 중심에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비롯해 좌충우돌하는 외교·안보와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 유혈사태를 야기한 인종주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아메리칸 퍼스트' 이데올로기와 변덕과 분노의 트윗정치 등 예측불허의 국정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워싱턴 정가를 강타한 '트럼프 드라마' 2편은 이러한 혼돈 양상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을 향해 "중간선거 때 자기를 지원해달라고 애걸했지만 나는 '노'(No)라고 했고 그는 중도 하차했다 (그는 내 지지 없이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지만 나는 거절했다"며 폭풍 트윗 공세를 폈다.

우군을 향한 돌연한 그의 '총질'은 한 주 전 코커 위원장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3인방에 대해 "우리나라를 혼돈으로부터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해 자신을 우회 비판한 데 발끈해 나온 것이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론에 대해 "시간 낭비"라고 면박을 주자 이러한 공개발언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서도 "백악관이 성인 돌봄센터로 전락했다"고 반격에 나섰다.

더욱 어리둥절한 에피소드는 틸러슨 장관이 지난 7월 말 아프간 정책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노선에 불만을 품은 끝에 자진사퇴 직전까지 갔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로 불렀다는 NBC방송의 보도와 파장이다.

이 보도 직후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일제히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틸러슨 장관에게 "연말까지만 남아달라"고 간청하는 속사정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피아 구분없이 전방위로 좌충우돌하면서 입지는 날로 좁아지는 양상이다. AP통신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취임 후 최저치다.

더욱이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직과 위기대처 능력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다가올 참모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에 불만을 품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틸러슨 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이 이르면 연말부터 줄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전망이다.

트럼프 정권의 경제, 외교, 국정사령탑이 모두 손을 들고 나가는 이례적 사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여당 내 핵심인사이자 자신의 강력한 우군이었던 코커 위원장과 심각한 갈등을 빚으면서 최대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감세 개혁안과 오바마케어 수정 등 각종 입법과제와 내년 예산안도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가 "코커 위원장은 상원 공화당의 소중한 멤버"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코커 위원장이 이탈할 경우 감세안과 예산안 등의 결과는 예측불허의 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협정과 관련해 재인증을 거부 또는 유보함으로써 재협상이나 파기 수순의 행보에 나선 것도 당정의 반발을 사고 있는 사안이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이란핵협정에 남는 게 국가 이익"이라고 공개 반발할 정도여서 결정에 따라 파장은 증폭될 전망이다.

북한 문제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폭풍 전 고요' '단 하나의 효과적인 해결책' 등 강경 진군나팔을 부는 대북 '미치광이 전략'을 택해 위기감을 고조시킴에 따라 사태가 어디로 튈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워싱턴 정가에 팽배하다.

코커 위워장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다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낸 것은 심각한 위기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순방을 계기로 평화적 대북해법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워싱턴 조야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전쟁 트윗'으로 비판받는 트럼프 트윗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오판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익명의 측근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폭발 직전의 압력솥"이라며 "동맹을 파열시키고 자신의 입법과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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