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3명 중 1명 "지난해 뇌물 줘봤다"…멕시코 부패 최악

입력 2017-10-1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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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3명 중 1명 "지난해 뇌물 줘봤다"…멕시코 부패 최악

국제투명성기구 20개국서 조사…응답자 60% "부패 더 심해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난해 중남미에 사는 3명 중 1명이 경찰, 공무원, 선생, 병원 관계자 등 공공 분야 종사자들에게 뇌물을 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국제투명성기구(TI)가 20개 중남미·카리브 해 국가의 부패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체 중남미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천여만 명이 뇌물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폭력적인 보복 위협 탓에 10% 만이 관계 당국에 뇌물 제공 사실을 신고했다.

국가별로는 보수우파 정권이 장기 집권한 멕시코의 부패 정도가 가장 심했다. 응답자 중 51%가 지난해 뇌물을 줬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경찰이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트집을 잡아 '음료수 비용이나 챙겨달라'면서 소액의 뇌물을 요구하는 일은 평범한 일이다. 지갑에 돈이 없다고 하면 경찰이 은행이나 현금인출기, 집까지 친절히 호위 해준다. 보호비를 받고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있는 가게를 지켜주기도 한다.

운전면허증 갱신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구비 서류를 챙기지 못한 민원인들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고 즉석에서 다른 사람의 서류를 도용해 면허증을 발급해준다.

이어 도미니카공화국과 페루에서도 지난해 뇌물을 줬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46%와 39%로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60%는 지난해 부패가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일명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지도층을 겨냥한 부패수사가 진행 중인 브라질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3이 부패가 늘었다고 답했다.

베네수엘라, 칠레, 페루에서도 응답자의 대다수가 부패가 더 심해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부패한 직업군으로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경찰과 정치인을 꼽았다. 공무원, 병원 관계자, 학교 선생, 법원 관계자 등도 광범위하게 뇌물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정부 시스템을 온라인화해 민원인들이 공무원과 직접 접촉하는 경우를 줄이는 방법이 만연한 부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호세 우가즈 국제투명성기구 총재는 "뇌물수수는 소수의 축재 수단이자 핵심 공공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큰 장벽"이라면서 "이런 현상은 특히 취약한 사회에서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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