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깰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핵협상 타결의 주역 중 한 명인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이 미국에 핵합의를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살레히 청장은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핵 비확산과 관련한 제20차 에도아르도 아말디 회의에서 "최근 미국이 보이고 있는 망상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는 핵합의를 준수하는 데 있어 좋은 조짐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2015년 타결된 핵합의가 깨질 경우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노력뿐 아니라 미국의 국제적 위신도 손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역시 합의가 무효로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핵합의가 깨질 경우)이란의 국익보다는 국제 사회 전체가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5년 이란과 국제사회가 맺은 핵합의 이후 핵비확산과 군축 노력으로 전 세계가 혜택을 봤다며 "이런 귀중한 핵합의를 훼손되거나 약화되도록 놔두어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현재와 같이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시점에 핵합의의 실패는 미국의 정치적 신뢰성과 국제적 지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상식이 승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회의 개막일인 전날 국제 사회에 이란 핵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모게리니 대표는 회의장에서 상영된 비디오 메시지에서 "이란 핵합의는 국제 협력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외교와 대화를 매개로 '윈윈' 해결책을 도출함으로써 핵 비확산의 이정표를 세웠으며, 위험하고, 파괴적인 군사적 대결 고조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특히 "현재 우리는 북한으로부터의 새로운 핵 위협에 직면해 있고,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또 다른 전선을 만들 여력이 없다"는 말로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국제 사회가 이란 핵합의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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