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서 넘실댄 무지개 깃발…첫 대규모 '성소수자 행진'

입력 2017-10-11 01:32  

코소보서 넘실댄 무지개 깃발…첫 대규모 '성소수자 행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발칸반도에서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꼽히는 코소보에서 사상 첫 대규모 성소수자 집회가 펼쳐졌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10일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의 중심가에서는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성소수자 공동체의 권리 증진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종식을 촉구하는 행진이 진행됐다.




'사랑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이 붙은 이날 행사는 코소보에 있는 9개 비정부기구(NGO)가 공동 조직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거대한 무지개 깃발과 푯말을 손에 든 채 "사랑에는 성별이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을 이어갔다.

행사 도중 젊은이들 한 무리가 행렬을 훼방 놓으며 사소한 시비가 일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구호에 귀를 기울였다.

행진 초반 모습을 드러낸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며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정부의 지지를 표명했다.

타치 대통령은 "코소보에서 어느 누구도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공포와 위협을 행사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진에는 서방의 외교관 일부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를 주도한 렌디 무스타파는 "우리는 다양한 사회가 옳다고 생각하며, 이는 코소보 사회에 가치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는 인구 190만명의 대다수가 이슬람 교도로,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 정서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코소보 인권단체에 따르면 코소보의 게이, 레즈비언,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의 80%가 물리적인 폭력이나 압력, 협박을 당한 적이 있으며, 이들 상당수가 차별이 두려워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며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도 "도덕의 이름으로 부도덕한 사람들을 죽일 것"이라는 협박 메시지가 현지 언론사에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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