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2단계 협상 英 요구보다 늦은 12월 착수 시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 EU와 영국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과 관련, 오는 12월에 양측이 무역문제 등 미래관계에 대해 협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의 발언은 현재 EU와 영국이 브뤼셀에서 5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오는 19, 20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보고를 듣고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뿐만 아니라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한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으로 들어갈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스크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EU 정상들이 브렉시트 2단계 협상 진입 결정을 이번 회의가 아니라 오는 12월 회의에서 결정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지역위원회'에 참석해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노 딜 시나리오(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런던으로부터 듣고 있다"면서 "EU는 그런 시나리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해둔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날 영국 정부는 오는 2019년 3월 영국이 EU를 떠날 때 아무런 협상 결과 없이 EU를 떠나는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투스크 의장은 "우리는 좋은 믿음을 갖고 협상하고 있고, 이른바 '충분한 진전'이 12월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협상이 계속해서 늦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그때(12월)까지 충분한 진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나면 영국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는 브렉시트 협상이 2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이후 양측 진영에 남는 회원국 국민의 권리문제,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문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의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문제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 전 EU 집행위원은 전날 메이 총리가 "공은 EU 코트에 있다"고 언급하며 EU 측의 양보를 촉구한 데 대해 "브렉시트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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