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분란, 美과오" 비판수위 높인 에르도안…"美대사 거부"

입력 2017-10-1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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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분란, 美과오" 비판수위 높인 에르도안…"美대사 거부"

이틀만에 '美 책임론' 함께 제기…"美정부 관여했다면 양국관계 더 손상"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이 터키에서 비자 발급을 중단한 지 이틀만에 터키 대통령이 미국정부 비판에 나섰다.

베오그라드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서 잘못을 저지른 쪽은 바로 미국 자신"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8일 터키 주재 미국영사관은 터키에서 비(非)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했으며, 곧이어 터키도 미국에서 똑같은 조처로 대응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 주재 미국대사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시행한 사실이 언짢다"고만 발언했으나, 비자 중단 이틀째를 맞아 '미국 책임론'을 함께 제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의 비자 중단 결정에 관여했다면 양국 관계가 더 심하게 손상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정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조절했다.

비판의 화살은 주로 존 배스 터키 주재 미국대사를 겨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그런 고위 미국 관리가 우리 외교부와 아무런 의견 교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앙카라 주재 대사가 그런 결정을 내리고는 '조국의 이름으로' 그렇게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사 개인이 독단적으로 비자 중단 결정을 내렸다면 그는 터키에 1분도 더 머무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이임을 앞둔 배스 미국대사에게 주요한 책임을 물어 사태의 퇴로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배스 대사는 이미 아프가니스탄 대사로 내정돼 곧 터키를 떠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그를 터키 주재 미국대사로 보지 않는다"면서 "그가 장·차관에게 송별인사 방문을 하겠다는 것도 동의를 안 했다"고 공개했다.

앞서 9일 밤 배스 대사는 9일 밤(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비(非)이민 비자 발급 중단 배경과 재개 요건을 설명하는 성명을 게시했다.

배스 대사는 "지난주에,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우리 공관의 터키인 직원이 체포됐다"면서 "이유를 알고자 애썼는데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혐의에 증거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스탄불 미국영사관의 또다른 터키인 직원은 터키 검찰의 소환장을 받고미국영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스 대사는 "문제가 해결되려면 얼마나 걸릴지 우리로서는 예측할 수가 없다"면서 "업무 중단 기간은 양국의 논의 경과와, 미국 공관·직원을 보호하려는 터키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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