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트럼프, 코커 겨냥 공세 계속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노골적인 인신공격을 주고받는 등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자 '트럼프의 원군'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깅리치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CBS방송의 '디스 모닝'에 출연해 "공화당원들이 해야 할 일은 서로를 향한 발언은 줄이고, 감세(노력)은 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대 현안인 2018회계연도 예산안과 감세 법안의 의회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코커 위원장이 서둘러 갈라진 틈새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와 달리) 코커는 골프를 하지 않으니 골프는 안 될 것 같다"면서 "두 사람이 점심을 함께하면서 갈등을 극복하고 나라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커가 내년 중간선거를 지원해달라고 구걸했지만 거절했더니 하차(불출마 선언)를 했다.", "그는 출마할 배짱이 없다" 등 트위터에서 코커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방했다.
코커 위원장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3인방을 "혼돈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성이었다.
이에 맞서 코커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백악관이 '성인돌봄센터'로 전락해 부끄럽다", "대통령직을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다루고 있다"며 정면 대응하고 나서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또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코커 위원장을 향해 "엄청나게 무책임하다"고 쏘아붙이고,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만약 코커가 조금이라도 명예와 체면이 있다면 그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여권의 내홍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측근인 깅리치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코커 위원장을 '꼬마'(Liddle·미 남부 지방 사투리로 'little'을 의미함)라고 깎아내리는 등 여전히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코커 위원장이 "다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그 나라를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정색하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안보 문제를 논의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현재 바른길로 가고 있다. 날 믿어라"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해법 노선을 둘러싼 불화설이 제기된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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