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커 겨냥 공세 계속…백악관 "코커, 이란 핵합의 책임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노골적인 인신공격을 주고받는 등 양측 간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달으면서 공화당 인사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내홍의 여파로 감세 법안 등 의회에 산적해 있는 각종 현안 처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공화당 인사들은 "두 사람 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주문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은 점점 힘이 빠져가는 어젠다들이 더 절뚝거리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두 사람이 치고받기식 '추한 불화'에 종지부를 찍기를 애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니 에른스트(아이오와)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둘 다 그만 좀 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집중해야 할 다른 일들이 너무나 많다. 과거를 곱씹을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원군'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깅리치 전 의장은 이날 CBS방송의 '디스 모닝'에 출연해 "공화당원들이 해야 할 일은 서로를 향한 발언은 줄이고, 감세(노력)은 더 하는 것"이라며 "두 사람이 점심을 함께 하면서 갈등을 극복하고 나라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최대 현안인 2018회계연도 예산안과 감세 법안의 의회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코커 위원장이 서둘러 갈라진 틈새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서 코커 위원장을 '꼬마'(Liddle·미 남부 지방 사투리로 'little'을 의미함)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다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그 나라를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코커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색하고 반박하는 등 갈등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안보 문제를 논의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현재 바른길로 가고 있다. 날 믿어라"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코커 위원장이 이란 핵 합의에 대해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포문을 열며 기름을 부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코커 위원장을 향해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및 오바마 행정부와 함께 이란 핵합의를 위한 길을 닦았다"고 주장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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